북한 대남기구 조평통이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에 실린 글을 트위터상에서 리트윗 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된 박정근(26)씨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 ⓒ 박정근씨 트위터

수원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장순욱)는 22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의 혐의 로 기소된 박씨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직접 게시하거나 리트윗한 표현물은 대부분 북한의 표현물을 옮겨와 북한을 찬양하거나 동조하는 것으로 읽힐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되려면 객관적 이적성 이외에 국가의 존립이나 안전을 위협한다는 목적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라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박씨는 지난 2010년 12월부터 1년간 ‘우리민족끼리’에 실린 글 200여 건을 리트윗해 퍼트리거나 이적표현물을 작성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구속기소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트위터가 네 명만 팔로우해도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매체”라며 가벼운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인용해 박씨에 대한 중형을 주장했다.

그러나 박씨는 재판과정에서 트위터에서 활동할 당시 자신은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사회당의 당원이었으며, 리트윗을 한 것도 김정일에 대한 찬양이 아니라 김정일과 북한 등을 조롱, 풍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박씨는 판결후 트위터를 통해 “전부무죄. 집에 가서 혼자 울거야 XX”라며 판결 소식을 전했다.

박씨의 사례가 ‘트위터에서 게시물을 리트윗한 행위로 구속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알려지면서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는 한국정부를 강력 비판했고, 외신들도 재판과정에 관심을 보여왔다.

국제앰네스티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박정근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무죄판결을 환영하며, 박정근씨에게 심심한 위로와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생 많이 하셨어요”라며 무죄 판결을 축하했다.

네티즌들은 “이건 국민을 협박하려는 검찰의 정치공작”(정치**), “국정원 요원들, 대선개입 리트윗은 수사조차 하지 않고(선거법 위반, 국정원법 위반) 소심한 개인의 리트윗은 엄벌하나”(백**), “한국의 사회성숙도는 한참 멀었다.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검사가 기소하는 사회”(지나**), “검찰은 ‘트위터가 네 명만 팔로우해도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매체’라는데 국정원의 댓글은 왜 아무런 파급력이 없나?”(일*)라며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관련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