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 중 ‘MBC 신뢰한다’ 응답자 ‘0’
현직 기자 30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MBC가 영향력과 신뢰도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방송기자 가운데 MBC를 가장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한명도 없었다.
한국기자협회는 창립 49주년을 맞아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7~9일 기자협회 회원사 소속 현직기자 304명을 대상으로 미디어계 각종 현안에 대한 전화면접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5.6%포인트)
14일 기자협회가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현직 기자들이 꼽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는 KBS였으며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는 한겨레였다.
KBS는 2011년 기자협회 창립 47주년 조사에서 31.6%로 영향력 1위에 오른 이후 2회 연속 1위를 지켰다. 한겨레 역시 기자협회가 기자 대상 신뢰도 조사를 실시한 2006~2007년, 2009~2011년에도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이번을 포함, 모두 6회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반면, KBS와 함께 국내 양대 공영방송으로 꼽히는 MBC는 영향력 0.7%, 신뢰도 0.5%를 기록하는 ‘굴욕’을 당했다. 앞선 2011년 조사에서 MBC가 영향력 3위(13.8%), 신뢰도 4위(8.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불과 2년만에 급격하게 추락한 셈이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은 기자협회보에 “MBC 사태 이후 기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져 MBC가 예전 명성만으로 영향력과 신뢰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혹독한 지적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로 꼽힌 KBS(45.2%)의 뒤를 조선일보(30.6%), YTN(6.3%), 한겨레(2.8%), SBS(2.5%), 경향신문(1.6%)이 이었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는 한겨레(21.9%), 경향신문(14.9%), KBS(13.5%), YTN(6.3%), 조선일보(4.8%), SBS(3.8%), 중앙일보(2.1%), 한국일보(1.2%), 동아일보(1.1%) 순이었다.
한편, 현직 기자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수준이 지난 이명박 정부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수준이 지난 이명박 정부 때와 비교해 어느정도 수준이냐’는 질문에 67.4%가 “비슷하다”고 답했다. “더 나빠졌다”는 응답자는 23.7%(매우 나빠졌다 6.9%, 나빠진 편 16.8%)를 기록했다. “나아졌다”는 응답은 8.7%(매우 나아졌다 0.9%, 나아진 편 7.8%)에 그쳤다.
이와 관련 홍 소장은 “비교의 준거가 된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자유 수준은 양호한 편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새 정부 들어서도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은 기자들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2011년 12월 개국한 종합편성채널이 국내 미디어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 많았다.
종편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은 73.8%(매우 부정적 31.4%, 부정적인 편 42.4%)를 기록했다. 부정적인 의견은 중앙방송사 기자들 사이에서 높아 84.2%가 이같이 대답했다. 긍정적인 평가는 24.7%(매우 긍정적 2.8%, 긍정적인 편 21.9%)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