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미래○○사’, ‘국제○○진흥원’, ‘대한전산○○아카데미’라는 가상의 유령업체 이름을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향신문>은 경찰의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의혹 사건 검찰 송치 의견서를 보면 국정원 직원들이 이 3개 회사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인터넷주소(IP)를 개설해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경향>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으로 지난해 12월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김모씨(28)가 대선 개입을 위한 댓글 작성에 쓴 IP의 주소지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산 13-1번지로 확인됐다. 주소지의 상호는 미래○○사로 명시됐다.

경찰은 의견서에서 “이곳이 주소지상 국정원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주소지는 지도상 국정원이 있는 내곡동 헌인릉 주변의 임야였다.

경찰은 다른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이자 김씨의 선배인 이모씨(39)도 이 IP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고 <경향>은 전했다. 이씨는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11월 28일 2차례에 걸쳐 미래○○사 IP로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댓글을 단 것으로 밝혀졌다.

<경향>은 이씨가 지난해 1월까지 쓴 휴대전화 사용자의 주소지도 국정원의 유령업체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 명의가 서울 서초동 서초우체국 사서함 271호 5-17로 지정돼 있음을 밝혀냈다. 주소지의 상호는 대한전산○○아카데미라고 등록돼 있었다.

이씨가 이후에 명의를 변경하고 현재까지 쓰고 있는 휴대전화는 국제○○진흥원이라는 상호 명의로 개통한 것이었다. 국제○○진흥원의 주소지는 대한전산○○아카데미와 같은 곳으로 나타났다. 김씨가 국정원으로부터 지급받아 사용 중이던 업무용 휴대전화 역시 이씨와 마찬가지로 국제○○진흥원 명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