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도 기자다’ 코너는 ‘나도 앵무새다(?)’

시청자 ‘대리방송’ 드러나… 당초 취지와 달리 출연자 섭외, 기자작성까지

시청자 참여를 기치로 내걸었던 MBC <뉴스데스크>의 ‘나도 기자다’ 코너가 당초 취지와 달리 MBC측에 의해 제작돼온 것으로 드러나, 시청자를 내세운 ‘대리보도’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go발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나도 기자다’ 코너는 처음에는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내용으로 보도가 이뤄졌으나, 참여가 부족하자 자체적으로 아이템을 선정해 MBC 제작진이 직접 촬영, 편집 등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은 정해진 아이템에 맞춰 출연자를 직접 섭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go발뉴스’가 ‘나도 기자다’에 출연했던 시청자들 중 자막에 기관명이 명시된 4명의 신원을 파악해 취재한 결과, 4명 모두 MBC측으로부터 먼저 섭외를 받고 보도에 출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청자가 기자가 되어 뉴스를 제작해 보내주면 뉴스에 반영한다"던 MBC측의 대국민 광고가 거짓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도에 참여한 시민기자 모두를 조사할 경우 이른바 ‘대리보도’ 규모는 더 늘어갈 전망이다.

특히 MBC의 섭외를 받고 보도에 참여했다고 밝힌 시민 중 한명은 “MBC 작가가 미리 기사를 작성해 건내주기도 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이 시민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도 모르는 제3자를 통해 MBC가 먼저 출연을 요청해 왔다”며 “작가가 미리 작성해 건내준 기사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이의를 제기했고 작가가 이를 수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나도 기자다’는 MBC가 '뉴스데크스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시작한 시민참여형 뉴스 코너로 <뉴스데스크> 시간에 보도되며, 지난 9월 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지난 8일까지 총 16편이 나갔다.

‘go발뉴스’는 ‘나도 기자다’ 코너를 담당했던 윤영무 국장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회의 또는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MBC는 자사 홈페이지에 '나도 기자다' 코너에 대해 '보고 듣기만 하는 뉴스가 아닌 시청자가 직접 기자가 되어 만들어가는 뉴스'라고 소개하고 있다 ⓒ MBC 홈페이지 화면 캡처
MBC는 자사 홈페이지에 '나도 기자다' 코너에 대해 '보고 듣기만 하는 뉴스가 아닌 시청자가 직접 기자가 되어 만들어가는 뉴스'라고 소개하고 있다 ⓒ MBC 홈페이지 화면 캡처

윤 국장은 지난 런던 올림픽 당시에도 다원 생중계를 시도한다며, 본사 뉴미디어국을 마치 일반 기업체 사무실처럼 속여 내보낸 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심위소위가 이를 ‘조작방송’이라며 문제삼자 “멘붕 상태여서 기본적인 것을 체크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시민적 비판이 비등했던 ‘조작방송’ 사건과 관련해, MBC는 윤영무 국장을 징계하지 않는 대신, 담당 부장에 대해 가장 가벼운 ‘주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MBC는 올림픽 당시에도 본사 뉴미디어국을 일반 기업체 사무실처럼 속여 보도한 바 있다. ⓒ MBC 화면 캡처
MBC는 올림픽 당시에도 본사 뉴미디어국을 일반 기업체 사무실처럼 속여 보도한 바 있다. ⓒ 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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