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이어 박근혜, <타임> 표지모델 등장

아시아판 “독재자의 딸”로 제목 달아…SNS “국격 망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타임>은 17일 발행되는 아시아판에서 박 후보가 옆으로 앉아 고개를 돌려 정면을 보는 모습의 사진에 “독재자의 딸(The Strongman's Daughter)”이라는 표지 제목을 달았다.

<타임>은 박 후보가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논란이 되는 아버지의 유산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 <타임> 인터넷판 홈페이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시아판 표지모델로 등장했다. ⓒ <타임> 인터넷판 홈페이지

앞서 <타임>은 2월 27일치에서 북한의 김정은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표지모델로 다뤘었다. 당시 “핵 보유국의 검증되지 않은 지도자, 속을 알 수 없는 북한의 김정은”이란 제목을 달았다.

로이터 통신, 뉴욕타임즈, 르몽드, 미국 AP통신사, 프랑스 AFP 통신사 등 해외 유수 언론들은 그간 박근혜 후보를 소개할 때 ‘독재자(dictator's daughter)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표현해왔다.

영국 기반 통신사 로이터 통신은 지난 7월 5일자 <한국 독재자 딸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South Korean dictator's daughter to launch presidential bid”)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박 후보를 “살해 당한(slain) 남한의 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보도하기도 했다.

<타임>은 최신호에서 외신들이 평소 쓰는 ‘dictator's daughter’가 아닌 ‘strongman's Daughter’로 표현했지만 박 후보가 해외 언론에서 ‘독재자의 딸’로 규정된다는 점은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SNS에서는 “국제망신도 대놓고 시키는구나!”(merr******), “치솟는 국격! 쪽팔려”(ybh6****), “이 인간 당선 되면 진짜 나라 망신이다”(ebi*****), “독재자의 아들 김정은, 박근혜.... 타임지 표지모델로 제격인 듯”(gu****),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성공한 건가! 실패한 건가!”(KStor*********)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한겨레> 최성진(‏@csj2007) 기자는 “<타임>은 유독 인물 커버스토리를 많이 활용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주인공의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제목을 뽑습니다”라며 “박근혜 후보를 설명하기 위한 가장 좋은 표현은 그냥 ‘독재자의 딸’이라는 게 타임의 선택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타임>은 2월 27일치에서 북한의 김정일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표지모델로 다뤘었다. ⓒ <타임> 인터넷판 홈페이지
앞서 <타임>은 2월 27일치에서 북한의 김정일 북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표지모델로 다뤘었다. ⓒ <타임> 인터넷판 홈페이지

또 단어 해석에 대해 최 기자는 “‘strongman's daughter’의 뜻은 ‘독재자의 딸’이 맞습니다. 설마 <타임>이 ‘장사의 딸 (박근혜)’를 제목으로 뽑았겠습니까”라며 “strongman=명사(pl. -men / -men /) 1.독재자 2.(서커스 등의) 괴력사, 장사”라고 밝혔다.

역사학자 전우용(‏@histopian)씨는 “박근혜 후보가 타임지 아시아판 표지모델이 됐네요. 혹시 ‘Strongmans's daughter’를 ‘정력가의 딸’로 번역하는 분은 없겠죠?”라며 “‘독재자의 딸’ 세계적인 언론이 직시한 한국인의 부끄러운 얼굴”이라고 개탄했다.

영문학과 출신 정치평론가 서영석(@du0280)씨도 “‘The Strongman's Daughter’ 타임지 커버 장식한 독재자 딸. 스트롱맨이란 “권력이나 폭력으로 지배하는 정치인”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네덜란드 외신기자 바스 베르베익(bas verbeek)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2013년 한반도의 미래?’라며 김정은 위원장과 박근혜 후보의 사진을 나란히 합성한 패러디물을 올렸었다. 지인의 우려에 바스 기자는 “이건 심지어 풍자도 아니다, 김정은과 박근혜가 모두 독재자의 자손이라는 건 기본적 사실이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도 6일자 <한국 대선, 박근혜 후보의 무거운 유산>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독재자의 딸이 한국에서 대선 출마했다”고 보도했다. 

<르몽드>는 “외국인들 눈에는 민주주의가 정착된 신흥 민주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놀라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의 양면적인 성격 때문에 한국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분석기사를 실었다. 또 “박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무거운 유산을 극복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기자 바스 베르베익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김정은-박근혜 얼굴 사진’ 합성 패러디물.
외신기자 바스 베르베익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김정은-박근혜 얼굴 사진’ 합성 패러디물.

한편 일본·태국·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25개국 333명의 지식인들은 지난 5일 ‘유신독재를 기억하는 아시아 지식인 연대 성명’을 발표하고 “독재가문의 2세 정치가 불가능했던 한국에서 새롭게 유신독재의 계승자가 정치세력화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우려했다.

이들은 “박정희 통치와 유신독재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아시아 지식인들은 이런 현상이 민주주의의 미래에 암울한 전조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유신의 추억이 부활하는 것을 다같이 막아내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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