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고문기술자’ 지원유세 영상 ‘도마’

네티즌 “웃음 소름끼쳐…독재 그림자 청산해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6과 인혁당 사건에 이어 부마민주항쟁 사과 발언에 나섰지만 ‘고문기술자’ 선거 유세에 동행한 사진과 동영상이 SNS에 급확산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 속에서 박 후보는 지난해 재보궐 선거 당시 추재협(57) 양천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환하게 웃고 있다. 추 전 청장은 대공 수사관 시절 간첩사건 조작을 위해 인간 바비큐, 물고문·엘리베이터실 고문 등 갖가지 가혹행위와 고문 기술에 가담했다고 재일교포 김병진씨는 증언했다.

SNS에 돌고 있는 사진과 영상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양천구청장 재보궐 선거를 앞둔 10월 15일 신월동 신영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박 의원이 추재엽 양천구청장 후보 옆에 서서 웃으며 상인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1일 추재엽 전 구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3월을 선고하고 위증 및 무고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추재엽 전 구청장이 지난 1985년 민간인 유지길씨를 불법연행해 간첩 자백을 받기 위해 고문한 점이 인정되고 재일교포 김병진 씨를 간첩이라고 지목하는 등 허위사실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로 인정했다.

추 전 청장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가 폭로하자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일동포 김병진씨의 끈질긴 고발로 재판 과정에서 고문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수감됐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구청장직을 잃게 된다.

추재엽 전 청장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과거 유세 지원 사실은 박 후보의 ‘인혁당 발언’ 등 역사인식 문제와 연결돼 더욱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와 ‘고문기술자’ 추재엽 전 양천구청장이 나란히 유세에 나선 사진과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고문 명령자인 극우독재자인 박정희의 딸과 고문기술자의 환상적인 모습은 암울했던 유신의 추억을 불러 온다”(ID jgi9***), “어디 그녀를 보좌하는 자가 고문기술자뿐인가 대한민국에 인간 말종들은 다 그녀를 보좌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 (ID min***), “고문기술자 동행하는 박근혜, 인간이길 포기한 새누리” (ID 극도멍****), “암울했던 독재의 그림자, 이제 그만 청산될 수 없나요. 이제 저런 소름끼치는 모습 보고 싶지 않습니다” (ID wjddm******)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상호 기자는 15일 <발뉴스TV> 미디어비평 라디오 프로그램 ‘개나발’에서 추재엽 전 청장의 과거를 폭로하며 법정공방의 불씨를 지핀 김병진씨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80년대는 계속되고 있다”며 “야수의 시대, 야만의 시대 가장 어두운 부분을 밝혀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는 “당시 모든 고문의 사실상 총책임자는 당시 독재자인 전두환이다”며 “취재를 갔다는 이유만으로 저는 현장에서 체포돼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고 청산되지 못한 역사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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