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4대강 사태, 한국 언론 ‘패가망신’ 사례”

조‧중‧동 감사원 발표 ‘물타기’…“한국 언론 ‘고질병’ 무책임성 보여주는 것”

최승호 전 MBC PD(현 뉴스타파 앵커)가 4대강 사업 자체가 대운하를 위한 MB정부의 ‘대국민사기극’이었다는 정황들이 드러나자 “4대강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의 실패임과 동시에 한국 언론의 패가망신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며 그간 언론이 보여왔던 행태를 지적했다.

3년 전 MBC에서 해고되기 전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을 통해 위장 대운하 의혹을 제기했던 최 PD는 30일 <미디어스>에 ‘대운하 사기극과 조중동’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7월 10일 감사원 발표 이후 조중동 언론이 보여줬던 태도를 비판했다.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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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22조나 되는 혈세를 강을 파괴하는 데 쓴 ‘대운하 사기극’은 우여곡절 많았던 대한민국 역사, 거짓이 난무했던 그 역사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사례”라면서 “그 거짓말이 너무 뻔해서 삼척동자면 다 알 수 있었는데도 상당수 언론이 동조하거나 침묵함으로써 국민들에게는 ‘언론이 도대체 왜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사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최 PD는 또 “4대강 사업을 찬성해온 언론들은 지금 와서도 대운하 사기극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거짓 주장을 꼬박꼬박 중계하면서 감사원 발표 내용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강 공주보 (자료사진) ⓒ정천
금강 공주보 (자료사진) ⓒ정천

이어 “조선일보는 7월 11일, 감사원 발표 뒷 날 <‘대운하 전 단계로 4대강 팠다’ 감사결과 사실인가>라는 사설을 실었다”며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대한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조선일보의 사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다시 하루 뒤인 7월 12일 <감사원 ‘정권 입맛 맞추기 감사’ 감사해야 할 판>이라는 사설을 실으면서, 대운하를 만들려 한 MB정권보다 오히려 감사원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PD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깊이 있는 검증을 회피하고 사실상 동조해온 조선일보가 감사원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반문했다.

또한 “중앙일보는 감사원 발표 이틀 후인 12일에야 <4대강도 감사원도 이대론 국민 신뢰 못 받는다>는 사설을 실었다”며 오히려 자사가 4대강 사업을 찬성해온 것이 충분히 근거가 있었다고 강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을 대운하로 연결시킨 감사원의 해석엔 다소 비약이 있다’고 말한 중앙에 대해서 “감사원이 찾아낸 여러 증거에 대해서는 전혀 검증하지 않고 그저 ‘비약’이라고 규정한 것이야 말로 엄청난 비약”이라고 꼬집었다.

최승호 PD는 동아일보의 경우 처음에는 조선과 중앙에 비해 감사원 발표를 가장 받아들이는 입장이었으나, 곧 감사원과는 완전히 반대의 길을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7일 ‘보 철거’도 검토할 수 있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공격하는 <22조 들인 4대강 치수 사업에 보 철거 운운 경솔하다>는 사설을 내 4대강 사업에 보를 설치하는 것은 필수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또 동아일보 심규선 논설위원실장이 22일자 칼럼에서 “4대강 사업을 ‘태어나서는 안 될 사업’으로 낙인찍는 건 수긍하기 어렵다”며 감사원을 비판했고 감사원은 4대강을 파헤치고, 뚫고, 깨서라도 MB가 꼼짝 못할 증거를 찾아내는 게 떳떳하게 주장하라고 본질 호도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최승호PD는 “이것은 감사원의 역량범위를 넘는 것이고, 검찰 수사, 국회 국정조사 등이 가동돼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감사원의 발표내용에 MB 청와대의 ‘자백’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것을 빌미로 ‘대운하사기극’이 아직도 ‘가설’에 불과한 것처럼 중요성을 격하하고, 진실이 무언지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중동 등 4대강 사업 찬성 언론의 이러한 행태는 한국 언론의 고질병인 무책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감사원의 이번 발표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감사원에 미룰 것이 아니라 언론 스스로 검증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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