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경전철 9개 노선 확정…‘사업성 우려’ 제기

부채 ‘25조’…경실련 “민자 유치할 만큼 급한 사업 아냐”

서울시가 10년간 9개 경전철 노선을 신설하기로 발표했다. 지하철 노선이 없는 곳에 경전철을 도입해 도심 어디서든 걸어서 10분 안에 지하철역에 닿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용 문제와 민자 사업 방식으로, 결국 시의 부채만 증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24일 ‘서울시 도시철도 종합발전방안’을 발표하며 경전철 도입 구간 9곳을 확정했다. 여의도에서 서울대를 잇는 신림선과 청량리부터 신내동까지 면목선 등 상대적으로 지하철역이 적은 동북권과 서북·서남권에 집중됐다.

서울시는 85km에 달하는 경전철이 완공되면 서울 어디서든 10분 안에 지하철역에 닿을 수 있다면서 교통난 해소와 교통 소외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전철 사업비는 총 8조5533억원으로, 서울시는 국비 1조1723억원, 시비 3조550억원, 민간사업비 3조9494억원 등으로 충당키로 했다. 사업비의 절반에 가까운 비용을 민자 유치 등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경전철에 현재 대중교통과 같은 동일한 요금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민간 사업자들이 1050원의 금액을 받아들일지 불투명한데다, 용인·의정부·김해 경전철 사업의 실패가 불러온 재정 위기를 보아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의정부와 용인 경전철은 세금 먹는 하마라고 불려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우려가 있었다”며 “정밀 검토한 결과 경전철이 철도 서비스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단거리로 운영할 수 있고 수송능력의 효용성 등에서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도시철도노선도 ⓒ서울시
도시철도노선도 ⓒ서울시

이와 관련, 시민단체는 관련 자료의 공개를 요구하고, 사업의 중요도를 언급했다. 굳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야 할 만큼의 시급한 사업이냐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5일 성명서를 통해 “기존 민자사업의 경우 추진 단계에서 관련 자료들이 대부분 공개되지 않고 있어 향후 사업이 완료되고 난 후에 수요예측 부실, 과도한 수익보장,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며 “서울시는 타당성 확보를 했다 주장할 것이 아니라 용역보고서, 타당성 재검증 및 수요예측 결과, 재원조달계획 등 관련 자료부터 시민들에게 즉각 공개해 타당성 여부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의 부채가 25조원 이상으로 재정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민간자본까지 끌여들여 일시에 추진해야 할 시급한 사업이 아니라면서, 정부 재정 4조여원이면 서울시의 계획 절반정도를 우선적으로 추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한 추진을 요구했다.

또한, 경실련은 “시민의 불편해소 보다는 재정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민자사업 방식이라면 또 다시 부채를 증가시키는 결과 밖에 되지 않고 결과적으로 민간 사업자에 대한 특혜제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어 “그럼에도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의회가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이번 발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박원순 시장의 ‘친정’인 민주당 서울시당도 성명을 내고 우려를 나타냈다. 민주당은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고려했을 때 이에 대한 투자는 공공의 책임하에 집행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양한 수단을 고려해보지 않고 민자사업이라는 한 방향만을 추진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굳이 재정의 투자가 필요하다면 아예 지하철 9호선 2단계, 3단계 사업처럼 재정사업으로 해야지 않나”며 “시민의 관점에서 진행되는지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시는 오세훈 전 시장이 재임하던 2008년 경전철을 민자로 건설하는 도시철도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사업성이 불투명 하다는 이유 등으로 추진이 유보됐었다.

한편, 이번에 확정된 9개 노선은 이번에 확정된 9개 노선은 △신림선(여의도~서울대앞) △동북선(왕십리역~상계역) △면목선(청량리~신내동) △서부선(새절~서울대입구역) △우이~신설 연장선(우이동~방학동) △목동선(신월동~당산역) △난곡선(보라매공원~난향동)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 △위례선(복정역~마천역) 등 2개 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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