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썰물 때는 유속 빨라 주민들도 배 안 띄워”
충남 태안군 백사장해수욕장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에 참여했던 고교생 5명이 18일 오후 5시쯤 물에 빠져 실종됐다. 이 중 2명은 19일 오전 6시쯤 시신으로 발견됐다.
희생된 학생들은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들로 이 학교 학생 198명은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해병대 훈련 캠프에 참여했다.
19일 <한겨레>에 따르면, 이들은 교관과 함께 보트 훈련을 하러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던 중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보트에는 교관과 학생 11명이 타고 있었다. 학생들은 바다로 나갔다가 육지로 돌아오던 중 교관의 지시에 따라 보트에서 내렸다가 갑작스런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교관이 6명은 구조했으나 5명은 실종됐다.
태안해양경찰서는 19일 오전 5시부터 수색 작업을 통해 오전 6시10분께 실종된 진(17)군과 이군(17)의 주검 2구를 인양했다.
사고 당시 해병 캠프 교관들은 학생들에게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도록 하지 않았고, 학생 인솔 교사들은 바닷가에서 100여m 떨어진 유스호스텔 안 휴게실에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안해경은 이번 실종 사건에 대해 “일부 교관이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직이었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해병대캠프 교관 중 일부는 구조 자격증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교관들과 인솔 교사들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가 일어난 백사장해수욕장 해안은 썰물 때에는 근처 천수만에서 빠져나오는 바닷물이 급류를 이뤄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때문에 안면도 주민들도 캠프 첫날인 지난 17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주민들조차도 평소 썰물 때에는 유속이 워낙 빨라 이쪽으로 배를 띄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현돈 태안군해수욕장연합회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사고 전날(17일) 근처 안면도 지역에 약 148mm 정도의 폭우가 오전까지 내리고 파도가 상당히 높았다”면서 “파랑주의보가 갑자기 떨어졌고, 그 상황에서 사고 당일 날 학생들이 래프팅이 있어서 제가 해수욕장 안전관리자를 해병대 캠프에 급파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업체는 “‘업체에서 하는 일을 왜 개인이 와서 이래라저래라 하느냐. 너네나 걱정해라’는 식으로 비아냥거렸다”고 윤 회장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사고가 난 캠프는 지난해 10월 설립돼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업체로 해병대 전문 교육 업체가 아니라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체험학습과 수련활동 등 단체 행사를 기획하는 업체다. 이들은 임시직 해병대 출신 강사들을 고용해 해병대 캠프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