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으로 수십억대 아파트 사업…분양이익은 재용씨에
전두환(82)씨의 처남인 이창석(62)씨가 급조된 건설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해 아파트를 지은뒤, 분양이익은 전씨의 차남 전재용(49)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건설사는 이 한건의 사업만 한 뒤 문을 닫아 수산물 가공회사 ‘삼원유통’에 이어 이 건설사 역시 전씨의 비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한겨레>에 따르면, 강원도 강릉시의 ‘동방건설’은 전두환 씨의 처남인 이창석씨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아, 1994년 10월 주문진읍에 158가구 규모의 동방타워맨션을 완공했다. 그러나 이창석 씨가 투자한 20억은 출처가 불분명한 돈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공 두달 뒤인 1994년 12월, 재용씨 소유의 음향기기 수입업체 ‘삼원코리아’는 이 아파트의 상가동(전용면적 672.39㎡)전체 소유권과 71㎡(51.7평)짜리 아파트 6채를 ‘동방건설’로부터 넘겨받았다.
이후 ‘삼원코리아’는 이 상가와 아파트를 2002년까지 서로 다른 일반인들에게 순차 분양했다. ‘삼원코리아’는 재용씨 일가가 100%지분을 소유한 부동산 회사 ‘BL Asset’(삼원코리아의 모회사)이 60%지분을 지닌 회사로 대표이사로 재용씨가, 이창석 씨와 그의 부인 홍정녀(61)씨가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결국 출처가 불분명한 돈을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다시 현금화한 셈이다. ‘차명’으로 아파트 건설‧분양을 한 탓에 건설 관련 서류에는 재용씨, 이창석 씨, 관련 회사 등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또 이 과정에서 이창석씨의 돈이 재용씨의 회사로 넘어가는 재산 이전이 이뤄져 전씨의 은닉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동방건설은 1993년 설립 직후 동방타워맨션을 지었고 이를 삼원코리아에 넘긴 뒤인 1994년 경영활동을 중단했다. 이 사업을 위해 급조한 회사라는 의문이 이는 대목이라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창석씨는 <한겨레>에 “친구가 다니는 회사가 아파트를 건설한다기에 20억원을 빌려줘, 돈 대신 상가와 아파트로 받았다. 20억원은 아버지(이규동)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