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盧서거 당시 추모 분위기 ‘비하’ 댓글 달아

“놈현 죄 많아. 살아있을 때 잘하지”…대부분 MB정권 정책 옹호

국가정보원이 지난 2009년 5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추모 분위기를 비난하거나 고인을 비하하는 댓글 공작을 펼치고, 종합편성채널의 미디어법 처리과정에도 개입하는 등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취임 직후부터 ‘여론 공작’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국정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뒤 추모 분위기를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 수백개를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댓글이 올라온 시기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취임 직후인 2009년 2월부터다. 국정원 직원들은 포털 사이트 ‘다음’과 ‘네이버’, ‘네이트’ 등에 댓글을 달았다.

검찰이 확보한 댓글에는 “통 크게 뇌물 먹고 자살한 자는 순교자지?”,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을 지도자로 뽑으면 안 되겠다”, “비리로 끝난 노무현, 그가 남긴 것은 편 가르기와 반미, 친북 단 세 글자로 요약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밖에도 “놈현이가 저세상에 와서 보니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살아있을 때 잘하지~ 왜 거기 가서 죽어서 후회하나~ 좌빨 여러분~ 있을 때 잘하세요~” 등의 저급한 댓글도 잇따랐다.

진 의원 측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범죄일람표’에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등이 2009년 2월부터 지난해 대선 직전 ‘국정원 댓글 사건’이 터질 때까지 올린 수천개의 댓글이 적시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원은 2009년 당시 미디어법 찬성 글도 지속적으로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디어스>는 25일 진 의원실에서 입수한 다음 아고라의 정치관여 문건에서 국정원이 아이디 ‘hangu****’와 ‘his***’, ‘leese****’를 통해 ‘훈민정음’, ‘파란하늘’, ‘관동별곡’, ‘시골 간호사’, ‘열공소녀’라는 닉네임을 바꿔 사용하며 자유토론방, 사회토론방, 문화연예토론방 등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국가정보원
ⓒ국가정보원

국정원은 새누리당의 미디어법 처리 시도가 있었던 2009년 2월과 날치기로 통과된 6월 집중적으로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들은 미디어법의 찬성 입장 뿐만 아니라 미디어법 반대 입장을 밝힌 천정배 민주당 의원과 언론노조의 파업에 대한 비난 글도 게재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은 ‘경제도 어려운데’, ‘민주당이 폭력·깽판 국회 만들어’, ‘MBC 등 노조의 이념세력’, ‘김형오 의장의 결단(직권상정) 촉구’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아고라에 국정원이 게재한 글에는 “미디어법 빨리 통과시켜라. 상정이라고 해서 토의라도 해라. 시장을 만들어줘야 우리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로 나갈 것 아니냐”, “역시 MBC는 얼굴 알려진 앵커들을 앞세워 파업에 돌입했다. 2달 전과 똑같다. MB악법 등등 현란한 네이밍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기에 급급하다. 정말 제대로 보자면 지금은 국민 재산인 전파를 MBC/KBS/SBS 등 몇 개 방송사가 독과점하고 있다”,

“어쨌든 미디어법은 앞으로 100일간 유예기간을 뒀다. 여당은 이번 ‘기회’를 미디어법 홍보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야당은 MB악법이니 하면서 현란한 용어를 앞세워 국민들을 현혹시켰다” 등 야당과 파업 중인 방송사를 비난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 진 의원은 “국정원이 댓글 사건이 터진 뒤 상당수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이기에 실제 비판글은 더 많았을 것”이라며 “지난 4년간 조직적으로 이뤄진 국정원의 정치개입 이면이 드러난 셈으로 철저한 조사로 국정원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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