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한진해운 전 임원 사모아에 ‘유령회사’ 설립

예보, 조세회피처에 또 다른 유령회사 운영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김영소 한진해운 전 상무와 예금보험공사가 직원 명의 뿐 아니라 자회사인 ‘한아름종금’을 통해 조세회피처에 세 개의 유령회사를 운영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0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8차 명단에 따르면, 한진해운 김영소 전 상무는 지난 2001년 서남아지역 부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조용민 전 한진해운홀딩스 사장과 함께 사모아에 ‘로우즈인터내셔널’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페이퍼 컴퍼니 설립을 중개한 곳은 UBS 홍콩지점으로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전직 임원들이 유령회사 설립 때 이용했던 곳과 동일하다.

<뉴스타파>는 “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두 사람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함께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전 상무는 “돌아가신 회장님과는 무관하게 설립됐고 당시 직장상사의 요청으로 설립서류에 날인했다. 운영에 관여한 바 없고 직장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며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지위에서 탈퇴했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그러나 그의 해명과는 달리 그는 2010년 상반기까지 주주로 등재돼 있었다. 그것도 일반 주주가 아닌 실소유주였다”며 “김 전 상무는 2001년초 서남아지역본부로 발령나기 직전까지 비서실부장으로 근무하며 고 조수호 전 회장을 모셨다. 조 전 사장은 한진해운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조 전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뉴스타파>는 예금보험공사가 1999년 IMF 외환위기 당시 직원 개인 명의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 외에도 자회사인 ‘한아름 종금’을 통해서도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했던 정황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뉴스타파>는 페이퍼 컴퍼니 설립 대행업체인 PTN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한아름 종금에 페이퍼 컴퍼니 세 곳의 연간회계보고서 등을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팩스 기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세 개의 페이퍼 컴퍼니는 가장 비밀스런 조세회피처로 손꼽힌다는 라부안에 설립된 것으로, 회사의 등기이사로는 당시 예보 자회사 직원과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되는 허용과 신상헌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에는 삼양종금 출신의 진대권씨가 등기이사로 올라 있다.

이에 대해 예보는 “한아름 종금이 직접 설립한 게 아니라 삼양종금이 만들어 운용하던 것을 퇴출 이후 이전 받은 것”이라며 “아무런 금융사고 없이 자산을 정리하고 공적 자금을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예보는 지난 15일 전 임직원 6명의 역외탈세와 관련이 있다는 <뉴스타파>의 보도에도 삼양종금의 자산 환수를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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