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전관예우 실태…돈 봉투 박희태, “강의 한 번도 안했다”

정치인 교수, 특혜 위한 로비통로…SNS “대학, 퇴역 속물 놀이터”변질

돈 봉투 살포 혐의로 유죄를 확정 받고 불과 한 달 뒤 특별사면을 받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올 초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그러나 임용 이후 강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대학들의 정치권 출신 우대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건국대는 올 초 석좌교수로 임용된 박희태 전 의장의 강의 계획조차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SBS>보도에 따르면, 건국대 한 관계자는 박 전 의장의 강의계획이 잡히지 않은 것과 관련 “(박 전 의장의 수업을)특별히 학생들도 원하는 것 같지도 않다”면서 “석좌교수 임용은 정책적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건국대 측은 박 전 의장 임용 당시 “(박 의장의)검사 생활과 의정 활동 경험을 후학에게 전수하고 법조인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석좌교수로 임용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학들이 정치인을 교수로 임용하는 이유는 중요한 로비 통로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희연 교수(성공회대 NGO대학원장)는 <SBS>에 “대학의 입장에서 보면 외부의 특혜라든지 기업의 기부, 정부 프로젝트를 얻는 데 중요한 로비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올 초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이후 강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SBS 뉴스 화면 캡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올 초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된 이후 강의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SBS 뉴스 화면 캡처
정치인들을 교수로 임용하는 대학은 건국대뿐만이 아니다.

한양대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임용했다. 용산개발과 한강 르네상스 등 논란을 빚은 사업을 추진했던 오 전 시장이 ‘고급도시행정’을 가르치는 게 합당하냐는 비난과 한양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 오 전 시장은 교수로 임용돼 지난 3월 28일부터 강의에 나섰다.

또,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에 내정됐다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12일만에 낙마한 한만수 교수도 이화여대에 복귀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도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은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퇴역 속물들의 놀이터가 됐다’고 비난하는 동시 ‘대학 전관예우’에 대한 쓴소리를 날렸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대학도 전관예우? 대학생들이 뭘 배우겠는가? 젠장”(@yy****), “그러니 대학 나와도 취직 안 되지”(@bai******),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퇴역 속물들의 놀이터가 되었군요”(@twi*****), “몇백씩 부모 등골 빠지듯 일해 모은 돈. 학생 최저 알바비 모은돈...전부 저들 입으로 들어가넹”(@hYO******), “대학이 폐기물 처리장도 아니고”(@mar******), “백년대계가 실종”(@gus******)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또 “큰일이다. 대학까지 이렇게 썩어빠졌으니. 전관예우는 부정부패의 온상이다. 하루라도 빨리 근절시켜라”(미**),  “교과부에 로비스트로 써서 국고지원을 더 받아내려고 채용한건가”(산내*), “범죄자들을 대학 교수시키는 뻔뻔한 대한민국. 도덕도 양심도 없냐?”(나라**), “도대체 저런 분들이 대학에서 강의 아니, 어디에서나 강의하더라도 강의는 소음이지! 최소한 교육자로써 자질이 있어야 하는데, 온갖 비리는 다 저질러놓고...”(새벽*****)라며 대학들의 정치인 전관예우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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