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화 “검찰, 최재경으로 대선후 대대적 반격준비 중”
10억 뇌물검사, 성추문 검사, 위장개혁 검사에 이어 브로커 검사까지 나왔다. 한달 사이 감찰 또는 수사를 받는 검사의 수가 6명에 이르는 등 비리 검찰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자신이 수사한 사건 피의자를 매형 변호사에게 소개해준 일이 벌어졌다.
대검찰청 감찰본부(이준호 본부장)는 자신이 맡은 사건을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소개해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박 아무개(38) 검사를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박 검사의 서울중앙지검 사무실과 매형이 소속된 법무법인 사무실, 박 검사와 매형 소유의 차량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와 수임료 내역 등 압수물을 확보했다.
감찰본부는 지난달 중순 박 검사의 비리에 대한 비리 첩보를 입수해 감찰을 진행했으며 2일 공개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검사는 2010년 신종 마약류인 ‘프로포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정해진 용도 외에 환자에게 불법 투여해 이득을 챙긴 혐의(의료법 위반)로 서울 강남 일대의 성형외과‧산부인과 의사 7명을 기소했다.
박 검사는 기소된 의사 중 김모씨를 매형인 김모 변호사가 일하던 법무법인에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사 김씨는 지난 8월 법원에서 20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박 검사가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관예우 금지법은 있는데 현관예우 금지법은 아직 없다”며 “곧 발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변호사 숫자가 과거보다 늘어나면서 현직 검사나 판사의 가족이 변호사인 경우가 많아졌고 수임을 하다보면 그 가족이 속한 법원이나 검찰이 맡으면 아무래도 부탁할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안 그래도 현관예우 금지법을 발의하려 했는데 이번 사건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본인이 스스로 알선했다. 죄질이 더 나쁘다”며 서 의원은 “단순히 특정 변호사에게 자기가 맡고 있는 사건을 소개한 것만으로도 변호사법 37조 위반으로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이다”고 관련법을 설명했다. 또 서 의원은 “나아가서 알선 소개 대가로 돈을 받으면 변호사법 109조 위반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고 지적했다.
잇달아 터지는 검찰 비리에 대해 서 의원은 “검찰 스스로 들쳐 낼 리가 없다. 이미 포착하고 있는 것을 묻어두고 있다가 경찰이나 언론에서 먼저 터뜨릴까봐 미리 터뜨리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10억대 뇌물수수 김광준 검사 사건도 경찰이 먼저 수사하면서 언론에 나오니까 부랴부랴 특임검사를 임명했고 성폭력 검사도 합의까지 시키는 등 알고 있었는데 언론에서 터뜨리는 바람에 뇌물수수로 바꿔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사건도 경찰이나 언론이 터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리 자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는 ‘go발뉴스’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런 유형의 검사 범죄는 관행화되어 있다,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면서 “누구도 문제삼지 못할 것이라는 검찰의 오만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하면 설치 자체가 검찰을 긴장하고 절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개별적인 수사로는 근절 못하고 공수처가 정답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상대 검찰총장은 사퇴했지만 최재경 중수부장의 사표는 반려하는 등 검찰의 움직임에 대해 이 변호사는 “대선 후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최재경 부장을 검찰 개혁에 대항할 수 있는 대표선수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박근혜 후보의 검찰개혁안은 립서비스라고 보고 박근혜 후보가 되면 검찰 개혁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뒤 “반대로 정권교체가 되서 민주당이나 시민단체가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조직이 특수부와 중수부 검사들이라고 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최재경이 사퇴하면 그 조직이 흔들리니까 사표를 반려한 것이다”면서 “지금 현재 검찰의 핵심 세력들은 중수부, 특수부 검사들 중심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