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보수 코끼리 프레임에 왜 들어가나”…용혜인 “원칙없고 끝없는 후퇴”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양도소득세(양도세)를 완화하는 당론을 결정한 것에 대해 여권내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의원총회 찬반 토론 후 실시한 온라인 투표 결과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종부세를 공시지가 9억원에서 ‘상위 2%’(현재 약 11억원)에만 부과 △1가구 1주택자 기준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액을 현행 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임대주택사업자의 신규 등록을 폐지하고 세제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당론 결정 후 일부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SNS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진성준 의원은 “참 실망스러운 결론이지만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했고 신동근 의원도 “정당의 정체성의 근본은 누구를, 어느 계층을 대변하고, 대의하느냐 문제”이기에 반대했지만 승복한다고 했다.
반면 김병욱 의원은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국민의 3.7%만 내는 종부세를 경감하는 것은 ‘부자감세’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 수도권 지역에는 공감을 얻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정의당은 “집값 잡으랬더니 종부세만 잡았다”며 “부동산특권정당을 선언한 민주당을 규탄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44% 집 없는 세입자가 아닌 3.7% 부동산 특권층을 대표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집값이 오르면 세금 깎아준다, 버티면 이긴다’는 부동산 불패 신화에 강한 확신을 다시 심어줬고 집 없는 세입자들에게는 끝없는 좌절과 배신을 안겨줬다”며 “부자감세 당론을 당장 철회하고 부동산 역주행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부동산 문제를 뼈아프게 반성한다더니 뼈아픈 곳은 부동산 가격 폭등이 아닌, 부동산 자산가들이 내는 세금이었나”라며 “원칙없고 끝없는 후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은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언급하며 “왜 보수 코끼리들의 프레임에 걸어 들어가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김 전 의원은 “이 극심해지는 부동산 양극화 시대에 3.7%, 약 9만명 고가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를 왜 완화한단 말인가, 부자 감세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은 절대 자기주도 프레임이 필요하다”며 “보수 언론들이 던지는 그물에 걸려들지 말고, 스스로 리버럴로서 리버럴다운 정책에 당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보선 선거 결과를 이같이 수습한 것에 대해 김필성 변호사는 “민주당이 실패한 부분은 정국의 주도권을 잃은 것이고, 주도권을 잃은 이유는 집값이 미쳐 날뛰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며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에 집중하는 이유는 가격이 미친 듯이 널뛰어서 생긴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 행복해서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로 부동산과 관련한 주도권은 완전히 국민의힘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 과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는데 의원 전체가 책임져야 한다, 민주당은 망했다”고 분노했다.
그런가 하면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명단 공개를 요구했다. 최 교수는 “4.15총선을 겪으며 민주당내 재벌에 포획된 의원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꼈다며 “부자감세를 민주당이 비공개 투표로 처리한 이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 교수는 “당당하다면 찬반 의원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며 “개인적으로 부자 감세에 찬성한 의원들을 더는 지지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