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로 하자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당 당협위원장들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그들만의 권리”라며 옹호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10.3 광화문집회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좋겠다”며 “만약 이것도 금지한다면 코미디다. 내 차 안에 나 혼자 있는데 코로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경욱 전 의원도 20일 “전 세계적으로도 드라이브 스루를 막는 독재국가는 없다”며 “아예 주차장에도 9대 이상 주차를 금지시키지 그러는가”라고 힐난했다. 

▲ <이미지 출처=김진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화상의원총회 후 기자들의 ‘드라이브 스루 집회’ 질문에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느냐”며 옹호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이 허용하고 방역에 방해되는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교통에 방해되지 않고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8.15 광화문 집회를 앞두고 지난달 11일 “당원들 스스로가 참여하고 싶은 것은 다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거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개천절 집회에 대해선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비대위 회의에서 “집회를 미루고 국민과 함께 해주시길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자제를 호소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8·15집회 이후 한달이 넘었지만 집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지난 18일 기준 609명이 됐다. 집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216명, 추가 전파된 확진자 346명, 경찰 확진자 8명, 경로 조사 중인 경우가 39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정녕 공공의 적이 되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주 원내대표는 자당 인사들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전 국민이 이를 갈고 있는 이번 극우 집회도 사실상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로써 국민의힘은 더는 극우세력과 결별할 마음이 없음이 확실해졌다”고 지적했다. 

또 ‘드라이브 스루 집회’가 열렸을 경우 “서울 도심 교통 마비는 둘째치고, 수많은 차량에서 사람이 나오나 안 나오나를 감시하기 위해, 창문을 내리는지 안 내리는지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권력과 행정력이 낭비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우 의원은 “그 광경을 보러 몰려드는 사람들을 또 어찌 통제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무엇보다 8.15 집회를 주동했던 세력들이 재판부에 “방역수칙 잘 지키겠다”라고 해놓고 무슨 사달을 냈는가.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8.15 집회 때문에 온 국민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는가”라며 “이토록 국민의 눈물과 혈세를 쥐어 짜놓고 극우세력의 집회할 권리? 도대체 정치하는 사람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 의원은 “이번 집회는 절대로 안 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티끌만큼도 중히 여기지 않는 정치 행태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부 역시 다시금 안일한 판단으로 국민의 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또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더는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일단, ‘스루’ 뜻을 잘 모르시나본데, 멈추지 않고 지나가야 ‘스루’가 된다”며 “집회하듯 멈추면 그게 불법주정차지 어떻게 ‘드라이브 스루’가 되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신 대표는 “세상에. 심지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교통과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라고 했다고 한다, 네?”라며 불법을 옹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김필성 변호사는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라 모든 운전자는 교통신호, 교통경찰 등의 지시에 따를 의무가 있다”며 “차량이 몰려드는 도로에 교통 순경 한명이 서 있다가 차량이 통과 못하게 하면 그만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미리 행정관청이 집회금지를 할 필요도 없고, 법원이 개입할 여지도 없다”며 “김진태는 검사 출신 변호사인데, 아무리 고위 검사 출신이라고 해도 좀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