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강경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와 관련해 "개천절 집회 미루길 두 손 모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민 돈맛’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방역 당국의 지침을 무시하는 강경 보수세력의 개천절 집회를 3.1운동에 비유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개천절 집회를 미뤄달라고 말하면서 주최 측의 반발을 의식한 듯 이들을 “3.1운동에 나선 선조들”에 비유했다.

그는 “1919년 스페인 독감으로 13만의 우리 동포가 사망하고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와중에도 애국심 하나로 죽음을 각오하고 3.1만세운동에 나섰던 선조님들이 생각돼 가슴이 뭉클하고, 정치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움조차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 코로나를 극복하느냐 무너져 내리느냐를 가늠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강조하면서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이 순간, 부디 여러분의 집회를 미루고 이웃‧국민과 함께해주기를 두 손 모아 부탁한다”고 전했다.

김종인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 방역을 무시하고 전국민의 생명, 건강에 해를 끼치는 극우세력들과 조국의 독립을 외치던 3.1운동 선조들을 비교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이 얼마나 독립운동을 폄하하고 가볍게 여기는 한편 친일을 옹호하는지 잘 보여주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 발언에 대해 독립운동을 하신 선조와 유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광주에서 꿇었던 무릎이 쇼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런 방식으로 입증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고 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도 SNS에서 “바로 며칠 전에도 우리 국민들을 대놓고 정부에 빌붙어먹는 거머리나 거지처럼 묘사하며 심각히 모욕하더니 이제는 극우극단주의 가짜뉴스 세력들의 10.3망동 시도를 위대한 3.1운동에 비유한다”고 분개했다.

안 소장은 “이런 자들이 혈세를 지원받는 정당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몹시 슬픈 일”이라며 “그런데도 기사가 별로 없다. 간간이 나오는 몇몇 기사도 그저 ‘논란’이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을 향해 “왜 제1야당 대표라는 자의 이 황당한 잇따른 작태들을 보도하지 않느냐”며 “이건 논란이 아니라 명백한 반사회적‧반국민적 망언-망동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진걸 소장은 “국민의힘과 같은 수구냉전기득권 세력, 조중동 등 언론전반을 보면 깊은 절망과 분노에 몸서리치게 된다”며 “결국은 우리 국민들께서 부단히 투쟁하며 정치개혁‧언론개혁의 대안을 끊임없이 함께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