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기록 김건희는 2009년부터, 양 전 검사는 전혀 조회 안돼”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모씨의 소송 관련 검찰 전 고위간부 배후 의혹을 제기한 KBS ‘시사기획 창’의 홍사훈 기자는 “김건희씨측은 제이슨을 모르더라”고 말했다.
홍사훈 기자는 30일 업로드된 KBS 유튜브 채널 ‘댓글읽어주는 기자들’에 출연해 지난달 25일 방송된 ‘유검무죄(有檢無罪)? 17년의 소송’ 편의 취재 뒷얘기를 전했다. 홍 기자는 검찰 전 고위간부가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해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검찰이 최씨와 동업자 관계였던 정대택씨를 2004년 기소한 직후 최씨는 당시 미국에 있던 검찰 고위간부의 부인에게 당시 돈으로 2200만원의 거액을 송금했다.
해당 사실은 2014년 장모 최씨의 집안사람 중 한 사람이 정대택씨에게 알려주면서 드러났다. 1만 달러와 8880만 달러 외환송금증을 정 씨에게 건네준 것이다.
또 그는 2004년 소송이 한창 진행되던 중 장모 최씨, 김건희씨, 양모 전 검사 셋이 유럽여행을 갔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정씨는 재판부에 출입국 기록 증거를 요청했고 재판부는 출입국 기록을 확인할 것을 출입국 관리소에 지시했다.
홍 기자는 “법무부 산하 출입국 관리소에서 확인하니 최씨가 2004년 유럽으로 출국한 기록은 나오는데 김건희씨와 양 전 검사의 기록은 안 나왔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그때만 안 나오는 게 아니라 전체 조회가 안됐다”고 덧붙였다.
판사가 다시 출입국 기록 확인을 요청하자 김건희씨는 2009년부터 기록이 나왔다. 그러나 양 전 검사는 여전히 조회가 안됐다. 홍 기자는 “매우 미스테리하다”며 “설마 이것도 누가 손을 쓴 것인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방송 전 커피숍에서 양 전 검사를 만나 여러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또 ‘동물의 왕국’을 대체 편성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양 전 검사는 2000년대 벤처기업 열풍이 불던 당시 정보 관련 수사를 했는데 테헤란로의 벤처사업가들 모임에서 간사 역할을 했던 사업가 제이슨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때 공식 모임에서 여럿이 모일 때 김건희씨를 몇 번 만났다는 것이다. 또 2002년 월드컵 때 제이슨이 맥주집에서 응원한다며 오라고 해서 갔더니 김건희씨와 장모 최씨가 있었다고 했다.
외환송금증에 대해 양 전 검사는 미국에 있는 아들이 테니스를 치다가 다쳐 병원비를 보내야 하는데 송금하는 방법을 몰라 제이슨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외환송금증에 최씨 이름이 찍힌 것에 대해 양 전 검사는 ‘제이슨에게 부탁했는데 다시 김건희씨와 최씨에게 부탁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돈을 갚았냐’는 질문에 양 전 검사는 ‘액수가 커서 3번에 걸쳐 나눠 갚았다’며 ‘검찰에서 매달 10일 나오는 특수활동비를 몇 달간 모아서 갚았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이 부분에서 양 전 검사가 상당히 준비를 많이 하고 나왔구나 느꼈다고 한다.
홍 기자는 “특활비 횡령이지만 이미 공소시효도 지났을 것이고 옷도 벗은 상태에서 법적인 죄를 물을 수도 없다”며 “자기 계좌에서 인출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없을 테니까”라고 말했다.
김기화 기자는 “제이슨이라는 사람 자체가 가공의 인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하자 홍 기자는 “나도 그렇게 본다”고 공감했다.
김 기자는 “제이슨이라는 사람을 빼도 다 얘기가 된다”고 하자 홍 기자는 실제 “김건희쪽에서는 일단 제이슨을 모른다”고 밝혔다.
홍 기자는 “4월6일부터 김건희씨 측에 계속 연락했는데 답변이 없다가 이틀 전에 김건희씨 오빠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얘기가 오가던 중 “양 검사가 제이슨을 통해 소개받았다고 하더라고 하니 (김건희씨측에서) 모르더라”는 것이다.
양 전 검사는 방송 4일을 앞두고 홍 검사에게 다시 연락해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이걸 확인하고 방송을 하든 말든 해야 한다’고 요청한다.
정대택씨가 2014년 자신을 뇌물수수죄로 고소했는데 자신이 동부지검에 확인해 보니 사건번호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홍 기자는 대체 편성 방송으로 ‘동물의 왕국’을 준비시키고 급히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정대택씨는 ‘그럴 리 없다’고 억울해 했고 마침 지방에 있어 다음 날 올라와 확인해보려 하니 컴퓨터 작업이 잘 안되는 것이다.
그래서 방송 이틀 전 작가를 급히 보내 공인인증서를 깔아주고 확인해보니 사건번호가 있었다.
홍 기자가 양 전 검사에게 ‘사건번호가 있더라’며 인증 사진까지 보내주니 양 전 검사는 “알겠다”고만 했다.
홍 기자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때는 정말 후달렸다”고 긴박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