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제어방안’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 국가정보원 내부 보고서 추정문건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이른바 ‘반값등록금 운동’에 대한 차단 공작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한겨레>는 “국정원의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 공세 차단’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면, ‘야권의 등록금 공세 허구성과 좌파인사들의 이중처신 행태를 홍보자료로 작성, 심리전에 활용함과 동시에 직원 교육 자료로도 게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어 “당시 폭넓은 국민의 호응을 얻고 있던 야권의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한 반대논리와 심리전 공작계획을 국정원이 나서서 세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이 문건에 자세히 서술된 반값 등록금 반대 논리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 책임론에 대한 반박과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라며 “정부 책임론 반박은 ‘노무현 정부 시절 물가상승률 대비 4~5배까지 인상했던 것을 (이명박) 정부가 인상폭을 물가상승률 내로 안정시킨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비싼 등록금은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 참여정부 책임이라는 주장을 심리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정치인으로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과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거론하며, ‘자녀를 해외로 유학보낸 것’을 ‘표리부동 행보’라고 비난하고 있다”며 “이를 ‘좌파인사들의 이중처신 행태’라고 주장하고, 이를 홍보하는 공작 방식을 세운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겨레>는 “이 문건은 국정원 ‘B실 사회팀’의 6급 조아무개가 2011년 6월1일 작성한 것으로 돼있다”며 “B실 외에 작성 부서로 표기된 ‘2-1’팀은 국정원 2차장 산하의 정보수집·분석 부서로, ‘박 시장 제압’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국익전략실”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특히 이 문건에는 작성자인 조아무개씨(6급), 함아무개씨(4급), 추아무개 팀장의 실명이 드러나있다”며 “취재 결과 이들은 모두 당시 해당 팀에 소속된 국정원 직원으로 확인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해당 국정원 직원들의 전화번호도 적혀 있었다. 3명의 이름 옆에 기재된 국정원 내선번호는 ‘Y-’ 형식이다. 국정원 별칭인 ‘양지’의 알파베트 머리글자를 표시한 뒤 내선번호를 적는 것은 국정원의 오랜 전화번호 표기법”이라며 “또한 문건의 작성자인 조씨의 이름 아래에 있는 휴대전화 번호는 통화해보니 현재도 조씨가 사용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아울러 이 문건은 국정원 내부 전산기록에 현재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문건처럼 작성자와 해당 팀의 실명, 내선번호 등이 적힌 문서는 국정원장을 비롯해 대통령에까지 보고할 때 사용하는 양식”이라는 복수의 국정원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