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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재용 패딩 홍보지’로 나선 언론[수다떨기] 패딩 가격과 업체까지 구체적으로 적시…광고인가 기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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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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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21  10:32:49
수정 2019.12.21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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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웃도어 차림으로 부산행 SRT 열차를 타러 가는 모습이 포착된 이후 이 부회장이 착용했던 빨간색 패딩 제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일보가 어제(20일) 보도한 기사 가운데 한 대목입니다. 제목이 <이재용 립밤 이어 이번엔 패딩도 화제? 얼마길래…>입니다. 

한국일보는 “한 언론에 의해 포착된 이 부회장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빨간 점퍼를 입고 백팩을 맨 모습이었다”면서 △이 패딩 점퍼는 아크테릭스의 ‘파이어비 AR파카’로,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은 137만원대이며 △이 부회장의 ‘빨간 패딩’이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 문의가 대폭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한국일보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 보도 이후 봇물처럼 쏟아진 ‘이재용 패딩’ 보도 

한국일보가 언급한 ‘한 언론’은 ‘더팩트’입니다. ‘더팩트’는 지난 19일 <[단독] ‘심란한’ 이재용, 정장 벗고 지인과 ‘서울 탈출’..부산행 SRT 타고 ‘힐링 외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분초를 다투는 바쁜 일정 속에서 트레이드마크인 정장을 벗고 평범한 일반인처럼 빨간 모자와 수수한 아웃도어 차림으로 지인과 함께 서울을 떠나는 ‘남행열차’에 몸을 싣는 장면이 <더팩트> 카메라에 단독 포착됐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저는 ‘더팩트’ 기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웃도어 차림’의 이재용 부회장 사진 찍은 게 전부인데 기사에는 △삼성 앞에 놓인 대내외 불확실성과 시급한 과제 처리를 위한 ‘장고(長考)’와 쉼 없는 행보에 휴식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등의 ‘엄청난 내용’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더팩트’는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도심 밖 외출’이 최근 삼성 안팎에 산재한 불안 요소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남쪽으로 떠난 이재용 부회장이 ‘힐링 외출’을 통해 어떤 카드를 마련, ‘삼각 파도의 난국’을 돌파해 나갈지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는 등의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옷이 ‘양복’에서 ‘아웃도어’로 바뀌었을 뿐인데 (이게 ‘어떤 경로’로 찍힌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초를 치는 건’ 오버 아닐까요. 제가 ‘더팩트’ 기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제품 가격과 구체적인 업체명까지 자세히 보도하는 언론 … 광고인가 기사인가 

하지만 ‘더팩트’ 보도 이후 ‘이재용 패딩 기사’가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이런 기사’와 비교했을 때 ‘더팩트’는 차분한(?) 편에 속합니다. 

상당수 언론이 제품 가격과 구체적인 업체명을 적시하며 ‘자세하고 꼼꼼하게’ 보도했는데, 저는 이게 기사인지 광고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언론의 ‘이재용 패딩 보도’는 ‘개념탑재’가 되지 않은 기사가 대부분이었고, 사실상 광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의미 없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일보만 해도 기사에 이런 부분이 있는데요. 잠깐 인용합니다. 

“이 패딩 점퍼는 아크테릭스의 ‘파이어비 AR파카’로, 국내 공식 판매 가격은 137만원대다. 이 부회장의 ‘빨간 패딩’이 입소문을 타면서 제품 문의가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 덕분에 입소문을 탄 브랜드는 아크테릭스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4년 7월 미국의 한 미디어 컨퍼런스에 언더아머 티셔츠를 입고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입은 언더아머 티셔츠는 ‘이재용 운동복’이라는 이름으로 주목 받았다 … 또 이 부회장이 2016년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꺼내 바른 ‘소프트립스 립밤’은 ‘이재용 립밤’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재용 패딩’이 어제(20일) 포털 실검 상위권에 오르자 상당수 언론이 대놓고 ‘이재용 패딩 홍보지’를 자처했습니다. 기사 제목만 잠깐 볼까요. 정말이지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운 제목들이 넘쳐 납니다. 

<그가 쓰면 특별하다?…137만원 ‘이재용 패딩’ 완판 조짐> (국민일보 12월20일) 
<운동복·립밤 이어 패딩까지···이재용 부회장 패션 화제> (서울경제 12월20일)
<‘이재용 패딩’ 관심 폭발…아크테릭스 제품, 가격은 137만원> (서울신문 12월20일)
<“이재용 패딩 주세요”…운동복·립밥 이어 패딩도 ‘완판 조짐’> (이데일리 12월20일)
<“이재용 빨간 패딩 주세요” 매장 문 열자마자 판매돼...137만원짜리 아크테릭스> (조선비즈 12월20일) 
<이재용 입은 ‘빨간 패딩’이 뭐길래…145만원에도 완판 조짐> (중앙일보 12월20일)
<이재용패딩 어디꺼?… 립밤 이어 ‘완판남’ 등극> (MoneyS 12월20일) 
<‘이재용 패딩’ VS ‘이건희 귀마개’, 대중 사로잡은 삼성 家 스타일> (뷰어스 12월20일) 
<소탈·파격 행보…우리 회장님이 달라졌어요?>(채널A 12월20일) 

사실 기사 내용은 제목보다 ‘더 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대놓고 홍보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재용 패딩 기사’는 한국 언론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바닥으로 떨어졌는지를 또 다시 확인시켜 준 ‘일종의 사건’입니다. 제재가 필요해 보일 만큼 심각한 수준입니다. 

‘문제가 수없이 많은’ 기사 중에 중앙일보 기사를 대표적으로 인용하며 기사를 마칠까 합니다. ‘이런 식의 광고’를, 본인 이름을 내걸고 기사라는 형식으로 내보낼 수 있는 한국의 기자들 - ‘당신들’은 정말 염치를 모르는 사람들 같습니다. 

   
▲ <이미지 출처=더팩트 홈페이지 캡처>

염치를 모르는 한국 언론과 기자들 … 부끄럽지 않으십니까 

“업계에 따르면 이튿날인 19일 오전 아크테릭스를 취급하는 매장엔 이 부회장이 입은 파이어비 AR 파카를 사러 온 소비자로 북적였다. 앞서 2014년 이 부회장이 착용한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도 화제가 되며 판매가 크게 늘었다 (중략) 

극지용으로 만든 고기능 제품이라 가격도 비싸다. 소비자가는 145만원으로 이번 시즌엔 1000여장이 한국에 들어왔다. 정(호진) 대표는 ‘이번 주말까지 거의 다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가 부진에 빠진 가운데서도 아크테릭스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넬슨스포츠의 지난해 매출은 약 500억원으로 수입(라이선스 제외) 아웃도어 브랜드 중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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