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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상생 발언’을 단독(?)으로 1면에 배치한 동아[신문읽기] 내용 없는 기사의 ‘쓸데없는’ 단독 남발 대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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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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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2  12:01:25
수정 2019.11.02  13: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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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자’라는 메시지를 냈다 … 이 부회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전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2일) 동아일보 1면에 실린 <이재용 “100년 삼성 만들자” 키워드는 ‘상생’> 기사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 기사는 몇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일보 온라인판 캡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상생’ 메시지가 동아일보 단독? 

우선 동아는 이 기사에 ‘단독’을 달았습니다. 지면상으로는 볼 수 없지만 온라인에는 ‘단독’이라는 타이틀이 ‘떡 하니’ 달려 있습니다. 이게 왜 동아일보 단독일까요? 

오늘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는 물론이고 경제지를 보면 비슷한 아니 거의 내용이 동일한 기사가 여러 군데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 메시지는 삼성 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겁니다. 

여기에 ‘단독’ 운운하는 게 말이 된다고 보는지요? 제발 이런 식의 ‘단독 장사’는 그만하시기 바랍니다. 어제부터 관련 기사를 쏟아낸 언론은 그럼 어떻게 되는 걸까요? 머니투데이는 <삼성전자 50주년에…이재용, 비공개 日 출장> 기사에도 단독을 달았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일본 출장 등의 일정 때문에 삼성전자 50주년 행사에 참석하지 못할 거라는 얘기는 이미 나온 얘기인데 이게 ‘단독’이 될 수 있는 걸까요? ‘단독’ 장사를 하는 데도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이런 ‘단독 장사’ 이제 그만 좀 하시죠. 

오늘(2일) 동아일보 ‘이재용 기사’의 두 번째 문제점은 기사 배치의 적절성입니다. 이미 고발뉴스에서 지적하기도 했지만 동아는 지난달 31일 2면 전체를 할애해 ‘이재용과 삼성전자’에 대해 집중 조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말이 집중 조명이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을 ‘띄우는’ 성격의 기사입니다. 저널리즘 측면에서 삼성전자 50주년을 앞두고 조명을 하려면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기사를 싣는 게 상식이죠. 

하지만 동아는 이날 2면 전체를 할애해 ‘삼성발’로 의심되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고 사설에선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을 호평하는데 무게를 실었습니다. 

‘그랬던’ 동아일보가 오늘(2일) 다시 1면에 ‘이재용 부회장’ 발언을 배치합니다. 그리고 5면 <이재용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게 세계 최고의 길”>이라는 기사에서 다시 한번 이 메시지를 분석(?)하는 기사를 싣습니다. 

이건 누가 봐도 과잉이자 오버입니다. 10월31일과 오늘(11월2일) 동아일보가 ‘이재용과 삼성전자’ 관련 기사를 실은 목록을 한번 보시죠. 

<‘다함께-협력-세계최초’ 100년 삼성 향한 미래전략 펼치다> (동아일보 10월31일자 2면)
<삼성에 쏠린 관심… 전세계서 5800명 몰려> (동아일보 10월31일자 2면)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서 다음 달 1일 ‘조용한 기념식’> (동아일보 10월31일자 2면)
<도전과 성취의 삼성전자 50년, 혁신과 기여로 새로운 50년을> (동아일보 10월31일자 사설)
<[단독]이재용 “100년 삼성 만들자” 키워드는 ‘상생’> (동아일보 11월2일자 1면)
<이재용 “함께 나누고 성장하는게 세계 최고의 길”> (동아일보 11월2일자 5면)

삼성전자 50주년 하루 전에 한면 전체를 할애하고 사설까지 실은 동아일보가 굳이 오늘(2일) 다시 1면과 5면에 걸쳐 ‘이재용의 메시지’를 비중 있게 배치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삼성 사보’가 아닌 이상 이건 제가 봤을 때 비상식적인 지면배치라고 봅니다. 

   
▲ <이미지 출처=동아닷컴>

언론에 의해 과잉 대표되는 ‘이재용 메시지’ … 자중 좀 하시죠 

누차 언급했지만 삼성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중앙일보조차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동아일보를 보면 ‘삼성의, 삼성에 의한, 삼성을 위한’ 지면제작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듭니다. 

동아일보의 ‘이재용&삼성 기사’가 좀 심해서 집중적으로 거론하긴 했지만 사실 다른 신문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언론에 의해 ‘이재용 메시지’가 과잉 대표되고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가 아니라 그 메시지가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가 하는 겁니다. ‘상생’이라는 말은 좋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강조하는 그 ‘상생’이 지금 삼성과 부합하는 단어인지는 또 다른 평가를 필요로 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의식’은 우리 언론에게 전혀 발휘되지 않습니다. ‘선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과거 삼성이 반복했던 ‘노조탄압’ 등에 대해서도 자기반성과 사과, 보상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언론은 거의 없습니다. 경향신문부터 조선일보까지 ‘이재용 메시지’를 단순 보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50년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에 이르면 이달 중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세워질 거라는 기사 말이죠. 관련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는 “삼성전자에는 지난해부터 소규모 기업별 노조 3곳이 들어섰지만, 전국 단위 상급단체를 둔 노조가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정말 ‘상생’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한번 보는 것도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겨레도 지적했지만 삼성은 “과거 삼성에버랜드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해 그룹 차원의 ‘노조와해 공작’을 벌인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삼성과 이재용의 ‘선언’보다 중요한 건 실천 … 언론이 주목해야 할 부분도 후자

물론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등이 진행되고 있어 ‘전격적인 결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제가 언론에 당부하고픈 말은 ‘선언’과 ‘메시지’는 이제 그만 비중을 실으라는겁니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의 ‘선언’은 그동안 언론에 의해 많이 공표가 됐습니다. 중요한 건 실천입니다. 언론이 주목해야 할 사안도 ‘선언’이나 ‘메시지’가 아니라 ‘실천’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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