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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법’ ‘유치원3법’ 무산이 아예 없는 신문은?[신문읽기] 동아·중앙일보 언급조차 안해…세계·한국일보는 전형적인 양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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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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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7  08:17:51
수정 2018.12.27  08: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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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안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에서 지금 시각에도 공전만 계속됨에 따라 고 김용균씨 어머니(가운데)를 비롯한 유족과 시민대책위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장 앞 복도에서 산안법 국회 처리 과정에 대한 긴급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與野, 김용균법 일부 쟁점 이견 좁혀… 野 “조국 수석 운영위 출석해야 법안 처리”>

오늘자(27일) 조선일보 6면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해당 기사는 이른바 ‘김용균법’ ‘유치원3법’ 무산과 관련해 오늘자 조중동 지면에 실린 유일한 기사입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아예 기사가 없습니다. 

노동자 안전과 학부모들의 애타는 심정에 이들 신문이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오늘자 조중동 지면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동아·중앙일보엔 ‘김용균법’ ‘유치원3법’ 무산 소식이 없다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는 제목과 기사 모두 문제가 많습니다. ‘김용균법’ - 정확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재계의 반발 요구를 수용한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여야가 위험 업무의 사내 도급과 재(再)하도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합니다. 

오늘 조선일보를 제외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은 ‘사실상 원점’ ‘처리 무산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조선일보는 ‘여야가 의견접근’을 이뤘다고 보도합니다. 다른 신문들이 보도한 기사 제목만 잠깐 볼까요. 다음과 같습니다. 

<유치원법 ‘철벽’ 친 한국당 산안법마저 연내 처리 막아> (경향신문) 
<어머니 절규에도… ‘김용균법’ 막판까지 애간장 태우는 정치권> (국민일보)
<참담한 죽음 보고도…‘김용균법’ 원점 되돌린 한국당> (한겨레)

이런 상황인데 조선일보는 ‘여야가 김용균법 처리와 관련해 일부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혔다’고 보도합니다. 오늘자(27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산업안전법이 이대로 가게 되면 대한민국 산업계 전체를 민주노총이 장악하게 되는 결과가 된다” “원청의 책임이 무한정 확대되면 기업 경영 존립 기반이 와해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그리고 익명의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에서 못 받을 내용이 이미 합의된 내용 안에 너무 많았다”고도 했습니다. 

‘김용균법’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분위기와 정서가 어떤지가 대략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국민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일보, ‘김용균법’ 처리하려면 조국 수석 국회에 나와라?

하지만 조선일보 지면에는 이런 내용은 없습니다. 오히려 난데없이(?) “한국당은 본회의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조국 수석의 국회 출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부분을 기사에 포함시킵니다. 

이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주장한 내용입니다. ‘김용균법’과 ‘조국 민정수석 국회 출석’이 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질타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 조선일보는 기사에 ‘떡 하니’ 포함을 시킵니다. 

그러고 보니 해당 기사 흐름과 구성 자체가 이상합니다. 조선일보는 “여야가 위험 업무의 사내 도급과 재(再)하도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기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당은 본회의 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조국 수석의 국회 출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는데 저는 이 대목이 이렇게 해석됩니다. 

“‘김용균법’ 여야 의견접근→한국당, 조국 수석 국회 출석 해야 주장→‘김용균법 처리하려면 조국 수석 국회 나와야’ 이렇게 말이죠. 

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논리일까요. 해당 조선일보 기사를 몇 번이나 읽어봐도 이해가 안 갑니다. 

사실 조선일보도 문제지만 경향신문과 한겨레를 제외한 다른 신문들 보도도 문제가 많습니다. 특히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세계일보는 그동안 국내 정치보도와 관련해 숱하게 지적돼 왔던 ‘전형적인 양비론’ 기사를 실었습니다. 

자유한국당 반대로 논의가 원점이 된 ‘김용균법’ … 하지만 언론은 ‘국회 책임’이라고 한다

‘김용균법’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건, 자유한국당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경향과 한겨레를 제외한 신문들은 ‘이 점’을 명확히 하지 않습니다. ‘무책임한 국회’ ‘여야 이견 좁히지 못해’ ‘힘겨루기’와 같은 식으로 보도합니다. 한번 보시죠. 

여야가 26일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과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처리를 또다시 미뤘다 … 여야는 유해·위험 작업에 대한 도급 제한, 재하청 금지, 작업 중지권 보장 등 주요 내용에 대해선 뜻을 모았다. 하지만 사업주 책임 강화, 과징금 부과액 상향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12월27일자 5면 ‘어머니 절규에도… ‘김용균법’ 막판까지 애간장 태우는 정치권’)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직원으로 작업 도중 사망한 김용균씨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27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한국당에서 경영계의 입장을 더 들어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 여당이 대야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야당의 발목 잡기만 탓하기에는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책임이 있다’며 ‘청와대만 바라볼 게 아니라 야당을 더 집중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12월27일자 6면 ‘발목 잡는 野, 전략 없는 與…文정부 개혁 법안 줄줄이 표류’)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둔 26일 여야는 ‘유치원 3법’과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골자로 한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한 최종 담판을 시도했다. 유치원 3법은 여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날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보였던 김용균법마저도 일부 쟁점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난항에 빠졌다.” (세계일보 12월27일자 4면 ‘여야, ‘유치원 3법·김용균법’ 막판까지 힘겨루기’)

‘야당의 발목 잡기만 탓하기에는 민주당이 집권당으로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경향신문이 지적한 것처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현안들에 대한 대책을 담은 법안들임에도, 한국당이 ‘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영계의 요구”를 언급하며 반대하는 상황에서 집권당의 책임을 언급하는 게 온당한 태도일까요. 이런 식의 언급이야말로 무책임한 태도 아닐까요. 

‘구태 국회’ 되풀이했다는 한국일보…‘양비론 보도’도 구태 아닐까 

그나마 다행인 건 ‘유치원3법’과 관련해선 세계일보와 한국일보 등을 제외하곤 자유한국당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 사설 제목만 잠깐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끝내 무산된 유치원 개혁, 한국당 책임이다> (경향신문)
<‘한국당+한유총’ 철벽에 가로막힌 유치원 3법> (국민일보)
<‘유치원 3법’ 무산되면 한국당 책임이다> (서울신문)
<‘유치원 3법’ 끝내 막아선 자유한국당, 국민은 안중에 없나> (한겨레) 

   
▲ <이미지 출처=한겨레신문 홈페이지 캡처>

한국일보는 오늘(3면) ‘기자수첩’ <100일간 입씨름만 하다가… ‘구태 국회’ 되풀이>에서 “발목잡기로 일관한 한국당은 뻔뻔했고, 민심을 정치에 반영하지 못한 민주당은 무능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기대했던 바른미래당은 무기력했다 … 정치권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비리 유치원들의 탈출구를 마련해 준 꼴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글쎄요. 저는 이런 식의 두루뭉술하게 ‘양비론 기사’를 쓰는 것보다는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은 횡령죄 적용이 가능하도록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빼고 형사처벌 수위도 낮추는 등 후퇴한 부분이 적잖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지원금과 학부모 원비를 분리하는 이중회계 적용과 형사처벌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말로는 학부모 감시에 맡기자지만, 사실상 원비의 교육비외 사용을 용인해주자는 것에 다름아니다”(한겨레 사설)라고 ‘정확하게’ 지적하는 게 온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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