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김성주야말로 여성가면 쓴 마초, 20대 타겟”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성주그룹 회장)이 연일 막말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여성대통령론을 표방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은 ‘영계’, ‘늑대’ 등 되레 반여성, 반인권적인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16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 다음달 3차례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앞두고 “몇 명의 야권 후보들이 나와서 늑대처럼 떠들 생각을 하니까 너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유권자를 바보로 알아도 분수가 있지, 인물 검증이 없이 정책검토 시간을 벌써 박탈한 것 자체가 대통령 자격이 박탈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주자들은 다음달 4일, 10일, 16일 3차례에 걸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의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에 출연할 예정이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와, 진보정의당 심상정,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참석하며 KBS와 MBC를 통해 중계된다.
대선후보 토론회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 정치쇼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또 TV쇼로 토론회가 끝난다고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 같다”고 강한 불신을 쏟아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두 야권 후보들은 아주 굉장히 좋게 말해서 정치공학이지 나쁘게 말하면 정치 사기극”이라며 “시대의 이런 사기극은 처음 봤다”고 맹비난했다.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중단한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김지하 시인의 “한 마디로 안 후보는 깡통이다”는 최근 언급을 소개한 뒤 “종북세력이나 구닥다리 당에 합쳐서 자기 색을 흐리는 것보다 떳떳이 교단으로 돌아가서 아름다운 교수로서 남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사무처 2030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요새 박근혜 후보, 우리 그레이스 언니(자신이 붙여 준 별명)도 빨간 옷을 많이 입으시더라. 빨간 립스틱까지 정말 짱이었다. 칭찬해 드려야 한다”고 말하고는 당직자와 사진 촬영에서 “내가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고 말해 논란이 됐었다.
“망언 쏟아져도 박근혜 고정 지지자는 40%”
김 위원장의 도를 넘는 연이은 막말에 SNS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화 변호사는 “김성주, 당신의 이런 막말 듣고 가만히 있는 박근혜 후보는 어떤 동물에 비유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일침을 날렸다.
MBC 이상호 기자는 “정말 수준 찬란하네요. 그럼 ‘박 대표는 여우냐’ 하면 성차별이라 할테고 이래저래 할 말이 없네요”라고 꼬집었다.
김정길 민주통합당 부산선대위 상임위원장은 “막말이 지나칩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향해 ‘늑대, 사기극, 깡통’이라 조롱했습니다. 정치초보의 치기어린 행위일 수 있지만 먼저 본인 눈안의 들보부터 들어내길 바랍니다”라고 비판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김성주의 ‘영계’ 발언, 김태호의 ‘홍어X’ 발언, 김무성의 ‘안철수 복지는 공산주의’ 발언, 이인제의 ‘노무현, 부패혐의로 자살’ 발언에 이어, 홍준표의 ‘너까짓 게’ 발언...”이라고 새누리당의 잇따른 망언들을 열거한 뒤 “그럼에도 박근혜 고정 지지자는 40%”라고 지적했다.
이외 “영계 잡아 묵는 기 늑대 아이가?”(Presid********), “박근혜 홀로 야권 후보들을 상대할 때의 그 공포심이 드러난 딱한 표현이군요”(bulk*****), “ 어려울 땐 성을 내세워 약자 코스프레하려 하시니 여성들에 공감 못주는 거야요”(qks*****)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성주야 말로 여성의 가면을 쓴 늑대, 마초”라고 맹비난했다.
조 교수는 “원래 여성적 가치가 21세기 가치의 최고봉이다”며 “적대적이거나 힘의 대결이 아니라 상대를 보살피거나 배려하는 가치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누리당의 ‘여성대통령론’에 대해 조 교수는 “21세기 여성적 가치는 페미닌하거나 여성적이거나 둘중 하나”라며 “돌봄, 배려, 사랑 또는 페미니스트, 여권주의적이거나 해야 하는데 박근혜 후보가 가진 건 생물학적인 여성성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반여성적 김성주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것에 대해 조 교수는 “온갖 TV, 라디오 방송에 다 나온다”며 “악역을 해주는 것이다, 20대 정치를 잘 모르는 여성들에게 어필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김성주는 또 하나의 성공스토리다, 남성처럼 과단성 있고 할 말 다하고, 집안 좋고 글로벌 리더이다”며 “여성과 정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젊은 여성들에게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어필하려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