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문화창조융합본부장직에서 해임됐다고 밝혔다.

여 위원장은 7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형식적으로는 사임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직명령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명숙 위원장은 지난 4월8일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임명, 한 달 여 만인 5월 23일 사직 명령을 받고 5월 31일 사임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위원이 해임통보 주체에 대해 묻자, 여 위원장은 “당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이 표면적으로는 게임물관리위원회 업무 폭증 때문이라고 했지만 ‘정말 그것 때문이냐’고 했더니 ‘대통령이 아침에 전화해 내려 보내라고 했다. 대통령이 그렇게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 위원장은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차은택이 틀을 짜놓은 사업으로 보느냐’는 도 의원의 질의에 “수시로 그렇게 들었다. ‘(틀을)바꾸지 말라’는 명령을 (문체부)장관과 (교육문화)수석으로부터 들었다”면서 “직원들 역시 이것을 손댈 이유가 없는데 같은 상황과 관련 절차에 대해 왜 자꾸 묻느냐는 반문을 들었다”고 되짚었다.

‘차은택이 본부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명예단장으로서 사업에 관여 한 게 특혜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차은택 전임 단장은 한번 미팅한 후에 융합벨트에서 본 적은 없다”며 “직원들은 회의에 (차은택이)참석했다고 말했고, 제가 나간 후에도 벨트에 와서 사업에 참여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순실의 최측근 차은택씨가 어떤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보는지’ 묻자 여 위원장은 “정점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내부적으로 제게 주어진 짧은 영수증이나 각종 사업계획서, 부실한 행정절차를 검토한 결과, 차은택, 전임 김(종덕) 장관, 융합벨트 간부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원장, 청와대 수석실이 한 팀으로 움직였고 그들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도 의원은 특히 여 위원장에게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과 관련 ‘문화판 사대강 사업’으로 표현한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여 위원장은 “금액은 (사대강)30조에 비하면 작은 금액(1300억 원)이지만 스케일과 앞으로 불어 닥칠 국가적인 문제 상황과 영향력 규모 면에서 심각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융성, 창조경제를 핵심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국가 브랜드와 관련된 국책이었기 때문에 국가적인 자존심과 한 국가의 정신을 난도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상태로 가면 이런 청문회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임을 이미 21일 날 4인이 모인 자리에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여 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내부에서도 직원들과 이야기 했고 여러 군데 알리려고 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선이 안 돼서 결국은 민정실이나 감사실, 국정원에 보고하려고 했지만 사실 무섭고 불안했다. 그래서 잘 잘 알고 있던 국정원 문화분야 IO(정보관)에게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