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롱하고 피빨아먹고..” 편의점주들 국회 증언대회

“유언장 들고 다녀, 노예계약 근절하라” 피눈물 호소

“개발팀의 말을 믿었던 건 본사에서 그 자리에 2-3년의 시장조사를 마쳤다는 것. 롯데라는 대기업이 그 정도의 시간동안 지켜봤다면 확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점주님 어제 인터뷰 왜 했어요? 앞으로 모든 지원금 없을 줄 아세요.”

“보광 훼미리에서 CU로 바뀌며 공인인증서를 마음대로 가져갔다. 관리만 해도 150만원에서 200만원이라더니 막상 해 보니 밤낮 일해도 80~90만원이었다. 늘 본사에서는 항상 나아질 거라는 말 뿐이었다. 점주들을 가지고 우롱하고 피를 빨아먹고 있다. 젊은 사람들도 내몰고 있고 목숨 앗아가는 게 가맹본부다. 한마디 사과도 변명도 없다. 보상을 물품으로 해 준다더라.”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편의점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가맹본부의 횡포를 고발하며 “노예계약을 근절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편의점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한 긴급 토론회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go발뉴스'
편의점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한 긴급 토론회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go발뉴스'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강당에서는 편의점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과 참여연대, 경제민주화국민운동본부 등 4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토론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점주들이 참석해 앉을 자리가 없어 일부는 바닥에 앉아 참여했다. 민병두 의원은 의원실에서 직접 신문을 가져와 바닥에 깔기도 했다.

토론회에 앞서 편의점 점주 피해자들의 증언대회가 열렸다. 피해자들은 허위과장 정보 제공, 24시간 심야영업 강요, 근접출점에 관한 피해 사례를 잇달아 공개했다. 피해자들의 이어지는 성토에 함께 온 다수의 점주들은 침통한 표정이었다. 일부 점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허모 점주는 “개발팀 직원이 매출이 보장되는 자리라며 1년 뒤 쯤엔 오를 것이니 1년만 하라고 했다. 본인이 책임지도 양도 양수인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근접출점으로 떨어진 매출에 폐점 위약금은 6000만원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매달 적자에 빚은 점점 늘어나고 가정이 엉망이 되고, 결국 2년 반 만에 폐점 진행하게 되었다”며 “어렵게 폐점 결정을 했고 2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밤낮으로 일한 결과가 6000만원 이라는 빚이 추가되는 것으로 돌아왔다”며 개탄했다.

이어 “대출도 안 되기 때문에 남은 위약금 갚기 위해 사채라도 받아야 될 형편이다”라며 울먹여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점주인 공모씨는 “나는 한 부모 가정에 딸이 아프다. 먹고 살아야 했기에 가맹본부를 믿었다”며 “그날부터 지금까지 추위와 먹는 것 모든 고통을 감수하고 살았다”고 개탄했다.

이 점주는 딸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며 “왜 내가 우리 애까지 고생을 시키는지… 유언장도 다 써 가지고 다닌다”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았으면, 이대로 눈을 감았으면 한다”고 흐느꼈다. 공 씨의 피해 사례를 듣고 있던 몇몇 점주들은 안타까운 사연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가맹사업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됐다.

피해자 점주 사례를 듣고 있는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 ⓒ'go발뉴스'
피해자 점주 사례를 듣고 있는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 ⓒ'go발뉴스'

민병두 의원은 “점주들의 사례를 들으며 더욱 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 노예계약이 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제거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법안이라는 것이 통과시키는 게 어렵다. 하지만 엉성하게 통과시키는 것 보다 본질적 부분이 포함되게 통과시켜 모두 긍정적인 방안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가맹점주 협의회 오명석 회장도 “점주들이 활동을 못하게 가맹본부에서 방해하고 있다. 강제발주로 인해 피해받은 여자 업주에게 새벽 두시에 건장한 장정과 찾아가 협박 비슷한 걸 했다”며 “조직을 와해시키기 위해 작성한 카페 글들을 찾아내 협박조로 이야기 한다. 하루라도 빨리 가맹법 개정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한 가맹점주는 ‘go발뉴스’에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우리도 경험한 일이다”며 “사실 더 얘기하고 말하고 듣고 하는 게 입 아픈 것”이라며 토로했다.

경상도에서 온 이 모 점주는 ‘go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부터 그만 두겠다고 했는데 서면 통보를 안 해줬다고 폐점도 못하게 한다”며 “팀장이 찾아와 자기는 알고 있었지만 회사는 재계약 할 줄 알고 아무 말 안했다고 말하더라. 폐점이라도 시켜줘야…”라고 하소연했다.

이 모 점주와 기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또 다른 점주는 “서류로 통보 하라고? 함정에 빠진 거야. 서면 통보 하라고 이야기 해 줘야 하는데 계속 미끼 던져 놓고 일부러 안한 거지”라며 “기간 지나고 나니까 서면 통보 안 한 것 가지고 위약금 청구 하는 행태”라고 개탄했다.

그는 “가맹본부는 위약금 장사를 하고 있는 거다. 우리도 끝까지 그냥 하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내용 증명을 보냈다”고 기자에게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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