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시/서해성] 현무암은 왜 우는가

- 4.3 추념일 68주년 아침에

[현무암은 왜 우는가]
-4.3 추념일 68주년 아침에

제주에 널린 현무암에 어째서 구멍이 많은 줄 아는가.
한날한시에 모여서 운 여인들 눈물 자국에 파인 까닭이다.

제주에 널린 유채꽃밭이 어째서 한날한시에 노랗게 피어나는 줄 아는가.
잊어도 아주 잊지는 말아다오 
돌 틈 사이에서 부르는 까닭이다.

제주 중산간 새별오름 지나 이달봉이 어째서 촛대봉을 품고 사는지 아는가.
한날한시에 촛불 한 자루 올려달라 
바위손 모아 비손하는 까닭이다.

송악산 밑 알뜨르 비행장 백조일손지묘가 어째서 백조일손지묘인지 아는가.
한날한시에 죽은 아방 어멍 한날한시에 돌아오고도 싶은 까닭이다.

제주에 널린 현무암이 어째서 구멍 숭숭 우는 줄 아는가.
한날한시에 쓰러진 바람이 죽은 자들 이름을 여적지 숨어 부르는 까닭이다.

 

*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墓 : 132구 두개골이 수습되었지만 누군지 알 수가 없어 큰 무덤에 함께 묻음. 조상은 같지만 후손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사도 한날한시에 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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