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의 테러방지법 강행에 대해 정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 왜 국민들 핸드폰을 들여다 봐야 하나, 왜 국민들의 은행 통장 계좌를 들여다봐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테러방지법으로 테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국회 방지법으로 국회를 막을 수 없다는 이치와 똑같다”며 “대형 선박 침몰 방지법을 만들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또 정 의원은 “지금 국정원법과 국가 대테러 활동 지침과 제반 여러가지 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테러를 예방하고 처벌할 수 있다”며 “테러방지법을 만드려고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초헌법적‧위헌적인 테러방지법을 들고 나와 나라를 이렇게 혼란으로 끌고가고 있는 대통령은 헌법위에 군림하는 입헌군주제의 제왕이냐”며 “왜 이 법을 통과 못시켜서 책상을 열번이나 치면서 난타공연을 하고 있나”라고 질타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27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 17번째 주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 의원은 “국민들의 말할 권리를 막고 공포 마케팅을 통해 정부 비판 세력에게 재갈을 물려서 영구 집권을 꾀하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욕심”이라면서 “마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헌법을 통해서 종신 대통령을 꿈꿨던 똑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때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국민항복 시대를 열려고 하냐”며 “국정원의 비밀정보 권력을 키워서 또다시 대선 개입하려는 거냐. 그러면 퇴임 이후 안전할 것 같냐, 행복할 것 같냐”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신 질주 본능을 이제 이 자리에서 멈춰달라, 국민 여러분들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연설을 마치자 방청석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이 박수를 쳤고 새누리당 의원측에서 즉각 항의가 나왔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질서를 잘 지켜달라”고 제지했다. 이어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12시간 가까운 정청래 의원의 토론을 들으면서 정말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화 의장은 오전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며 의사진행 권한을 김영주 환경노동위원장에게 넘겼었다. 국회법상 근거 규정이 없는 초유의 일로 이번에 필리버스터가 47년 만에 부활되면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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