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go발뉴스 생중계 영상 캡처>

‘국가 비상사태’를 이유로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체력적 한계를 호소하며 본회의장 의사진행 권한을 사상 처음으로 상임위원장에게 넘겼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9시께 17번째 주자로 연단에 오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론 도중 “23일부터 의장석을 지켜왔으나 체력적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영주 위원장이 수고를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현행 국회법은 입법적 미비로 인해 여러 명의 사회자를 지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돼 있지 않다”며 양해를 당부했다.

이에 정청래 의원은 “의장이 자초해서 결국 국회법에도 없는 의장단 이외 분에게 사회권을 넘길 수밖에 없는 본회의장 의장석 비상사태를 맞이한 것 아니냐”며 “양해는 하겠지만 책임지셔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의장님 편히 쉬십시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을 지켜야 되는 최일선의 책임자이기도 하다”며 “국회의장이 잘못 저질러 놓고 직권상정해놓고 의장석을 지키지 못하고 헌정사상 초유의 본회의장 비상사태 맞이했다”고 비판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피로 누적으로 인해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 본회의장 의장석에서 김영주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교대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후 토론 중에도 정 의원은 “뒤에 누가 앉아 있는지 보이느냐, 김영주 환경노동위원장이다”며 “처음 있는 일이다”고 언급했다.

정 의원은 “국회의장만 비상사태다”며 “본인이 비상사태 선포해놓고 피곤해 죽겠다며 사회를 맡기고 도망가셨다”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빼고 통과시키자, 그런데 그러면 통과시킬 필요가 없다. 국정원법으로 다 할 수 있다”며 “정의화 국회의장은 직권상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 했지만 정의화 의장은 2015년 12월 11일 기자들에게 “(직권상정) 그건 안된다”며 “상식적으로 대부분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걸 그리 말하면 안된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IS 테러가 한국에서 발생하면 직권상정 할 수 있지만 “그렇지도 않은데 내가 테러방지법을 국가비상사태 어쩌구 하면서 (직권상정) 해봐라. 여러분들이 웃지 않겠나”라고 말했었다.

더민주 신경민 의원은 25일 필리버스터에서 이같은 내용의 <뉴시스>와 <연합뉴스> 기사를 읽으며 “인간은 실수할 수 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되돌리는 것이 위대한 인간”이라고 직권상정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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