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필리버스터 화제…“머리에 쏙, 소통왕 명연설”

“정보기관은 결국 늑대가 돼 권력 물어뜯어…케네디 CIA 암살설”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필리버스터, 마이국회텔레비전(마국텔) 패러디 <사진출처=트위터 이용자 ‘81****’>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필리버스터, 마이국회텔레비전(마국텔) 패러디 <사진출처=트위터 이용자 ‘81****’>

13번째 주자로 휠체어를 타고 연단에 오른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6일 국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SNS에서 “머리에 쏙 들어오는 명연설”이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연단에 오르는 의원들의 개인사와 정치 신념이 결부되면서 연일 포털사이트와 SNS를 점령하며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용익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근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귀요미라고 불린다”며 친근한 인사부터 시작해 헌법과 테러방지법 비교, 국가비상사태 선언에도 일상근무를 하는 공무원들, 20대 박정희 정부하 체험한 사찰의 공포, 2006년 국정원 폐지를 골자로 하는 새누리당의 국정원법 개정안 등의 내용들을 쉬운 설명과 비유로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김 의원은 “테방법의 기본적 요체는 테러 단체의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국정원장이 찍고, 개인 정보, 금융 정보, 위치 정보 등을 국정원장이 보겠다는 것”이라며 “국민감시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금 국가비상사태라는데 경찰청장은 해외 순방을 다니고 대통령이 NSC를 소집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국회의장은 국회 사무처 직원들을 비상근무 시켰냐”고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진짜 국가 비상사태라면 야당이 여기서 무제한 토론하겠나, 여당은 비상근무 해야 될 사람들인데 다 어디 갔냐”며 “예비군들은 TV보지 말고 빨리 지금 부대로 들어가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분명히 얘기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테러 예방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 의지가 없다면 우리당을 해체하자고 할 것”이라며 “국민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면 그게 무슨 당인가”라고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러나 여당이 만든 테방법은 테러방지법이 절대 아니라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을 억압하고 싶은 국정원의 간절한 숙원사업을 푸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한나라당은 국정원 폐지를 주장했다”며 “정형근, 홍준표, 이윤성 의원 등으로 구성된 ‘국정원 폐지 및 해외정보처 추진기획단’을 출범시켰다”고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진짜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을 2006년 3월 노무현 정부 마지막해 봄에 제출했다”며 “제안자를 보면 정형근, 엄호성, 김경호, 이재웅, 김정부, 이학송, 김무성, 홍문표, 임인배, 안택수, 이해봉, 이상배, 김용갑, 홍준표, 최병국, 송영선, 황진하, 권철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19명이 공동 발의했다”고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했다.

김 의원은 “정말 이상스럽죠? 새누리당이 국정원을 전면 개편해서 국내 파트를 없애버리고 국제 파트만 남겨두자는 법을 냈다니까”라며 “그런데 지금은 무소불위 권한을 줘야 테러가 방지된다고 그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과 정보기관의 관계와 관련 김 의원은 “무소불위 권력을 가지고 국민들의 모든 생활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국가기관이 생긴다는 것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다”며 “국민에 의해서 선출된 대통령이 다스리는 게 아니라 대통령 위에 국정원이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기관은 대통령을 오히려 더 겁박할 수 있다”며 “케네디를 CIA가 죽였다는 설이 있다, 입증되지는 않았지만”이라고 예를 들었다.

김 의원은 “정보기관은 절대로 권력의 개가 되지 않는다”며 “통제되지 않는 정보기관은 결국 늑대가 되어 권력을 물어뜯는다”고 말했다. 그는 “개처럼 기고 개처럼 핥지만 절대 개가 아니다”며 “정보기관은 늑대가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권력기구가 강화되면 그걸 개처럼 쓰고 싶은 유혹은 누구나 받게 마련이다, 그걸 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그걸 피했던 사람은 제가 아는 한 유일하게 노무현 대통령 밖에 없었다.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마친 후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용익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의결을 막기 위한 무제한 토론을 마친 후 동료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어 “여당과 청와대에 간곡히 당부한다”며 “절제되지 않는 권력 기관, 정보기관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개인의 자유다, 그래서 보수주의 핵심에 개인주의가 있다”며 “테방법이라 이름 지어진 국정원법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 보수의 핵심가치를 침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이 고쳐지지 않고 통과되면 우리나라역사는 또 한번의 천추의 한을 남길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은 진지한 검토를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이날 토론 내내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트위터에도 8만여개의 글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다른 거 다 놓쳐도 이것만큼은 꼭 보시고 주변에도 보여주세요, 충격의 연속으로 할 말을 잃고 마음과 머리가 울리는 발언이었습니다, 필수영상”, “민주주의를 원하는 분들은 꼭 찾아서 들으시라”, “이런 명연설은 본적이 없다, 김 의원은 숨은 진주다”, “유익한데 귀염 터지기까지, 소통왕이라 모니터보면서 나도 모르게 대답하게 됨” 등의 반응을 보였다. 

☞ 필리버스터 고발뉴스 생중계
☞ 필리버스터 시민참여 아카이빙
☞ 필리버스터 응원 사이트 ‘필리버스터 닷미’ 
☞ 필리버스터 정보 사이트
 

 

 

 

 

 

 

 

 

 

☞ 김용익 의원 필리버스터 속기록 전문
http://yikim.tistory.com/m/post/1588

☞ 테방법 만민공동회
http://yikim.tistory.com/1590

☞ 더민주-시민단체 공동작성 테방법 수정안
http://yikim.tistory.com/1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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