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기 씨 “이번 합의 재발방지에만 한정…삼성, 언론플레이 하고 있다”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이 8년만에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삼성백혈병 문제를 처음 세상에 알린 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이번 합의는 최종합의가 아닌 재발방지에만 한정된 것”이라며 “삼성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상기 씨(반올림 측)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과, 보상, 재발방지대책 이 세 가지가 다 합의가 되어야 최종 합의가 되는 것”이라며 “기사 나온 건 전부 다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정위에서 나온 조정권고안을 가지고 대화를 하는데 삼성에서 사과, 보상, 재발방지 이 문제를 전부 다 거부했다”면서 “조정위가 어쩔 수 없으니 ‘재발방지’ 문제만 가지고 얘기를 하자고 했고 그 결과 반올림과 삼성, 가대위가 ‘재발방지’ 문제만 오늘 합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와 보상 문제는 삼성이 거부를 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대화도 못해봤다”고 덧붙였다.
‘보상문제 해결됐다’는 삼성측 주장에 대해 황씨는 “삼성에서는 자체적으로 보상안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150명 정도가 신청을 했고, 130명 정도 보상을 해줬다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삼성이) 아무런 자료도 안 꺼내놨기 때문에 진짜로 150명이 신청했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정위에서 조정권고안을 내놨다. 삼성전자에서 1000억을 기부해서 공익재단을 만들고, 공익재단에서 그 1000억을 가지고 피해자 접수를 받아서 그걸로 보상을 해 준다고 얘기를 했다”며 “그런데 그 (조정권고안)자체를 삼성에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황씨는 ‘삼성전자 대표이사 명의 사과문을 피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전달해 사과문제도 해결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것도 말이 안 된다”며 “사과라고 하는 건 피해자가 사과라고 받아들여야지만 사과인 거다.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나,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했다고 해서 사과되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보상‧재발방지대책’ 이 세 가지 모두가 합의 돼야 최종합의가 되는 것임을 거듭 강조하며, “삼성에서 힘만 믿고 언론플레이만 한다면 대기업답지 못한, 글로벌기업답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중앙일보>는 “삼성 백혈병 협상 매듭 국면...‘최대 쟁점’ 재해예방 합의”란 제목의 기사에서 협상에 관여한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100여명에 대해 보상‧사과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해예방대책 문제가 최대 쟁점이었다”며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가 사실상 해결된 셈”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