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보도 안됐을뿐 비일비재…근절대책 총체적 부실”
최근 들어 미군과 관련된 사건이 빈발하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술에 취한 미군들이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논란이다. SNS에서는 “SOFA(주한미군주둔지위 협정) 개정해야지. 도를 넘었네”, “뭐하니 SOFA 개정해!” 등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3시 15분께 마포구 서교동의 한 술집 화장실에서 경기도 동두천에서 근무하는 주한 미군 E(19) 일병이 난동을 부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문모(28)순경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같은 날 오전 5시 10분께는 미군 성남항공대 근무하는 I씨(30)가 홍대 앞에서 한국인과 시비가 붙어 치안센터에서 합의한 뒤 귀가를 권유하는 경찰관을 밀어 넘어뜨렸다.
I씨는 치안센터 밖을 나섰다 다시 안으로 들어오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류모(41) 경사를 밀쳐 무릎 부위를 다치게 했다.
경찰은 E씨와 I씨를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 미군 대표부 입회하에 오전부터 조사를 벌인 뒤 오후 2시 30분께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다친 경찰관들의 상처는 경미하다”라며 “미군들에 대한 추가 소환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SNS에서는 잇따른 미군 관련 사건에 비난 여론이 드세다. <한겨레> 허재현(@welovehani)기자는 “이번엔 홍대에서 미군이 경찰 폭행. 내국인이 공권력에 조금만 저항해도 엄단방침을 발표하는 경찰. 잇따라 미군이 우리 경찰을 폭행하고 심지어 차로 치고 달아나는데 꿀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합니다. 주권국가라면 당당해야 합니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 밖에도 “얘네 빨리 국내법으로 처벌 가능하게끔 SOFA 개정해야지. 이건 뭐 도를 넘었네” (hon****), “술에 만취해 경찰 폭행 잇따라 주한미군 우범지대 된 홍대 앞. 미군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라!”(glr****), “전쟁위기 키리졸브 따위는 무슨.. 병사들은 불금을 즐기다 못해 민간인 상대로 행패나 부리고...”(pin******), “뭐하니 소파개정해!!”(jon*****), “소파개정하고 친일파가 친미파 둔갑해서 숭미사상에 쩌든 것들 몰아내지 않으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han*****) 등이 비난 글들이 잇따랐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박정경수 사무국장은 ‘go발뉴스’에 “(사건에 대해)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사실 미군의 범죄는 늘어난 게 아니다. 드러나지 않던 게 언론의 관심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도 ‘비일비재 하다’, ‘발에 채일 정도로 많다’는 표현을 쓰지 않나. 과거 같으면 주목 받지 않았던 사건이 요즘 언론의 관심으로 많아져 보이는 것이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미군 당국과 한국 정부가 내놓은 재발방지 대책들은 총체적 부실이다”며 “합동 수사 강화나 야간 통행 금지, 혼자 다니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 이번 사건에 이 문제점들이 다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16일에는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주한미군들과 한국인이 흉기를 들고 집단 난투극을 벌였고, 지난 2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비비탄을 쏘고 도주한 주한미군과 경찰이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 국장은 “동두천 같은 경우 사건 현장이 미군 부대 정문에서 2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하다 못해 순찰 사무실에서 바라보면 (현장이) 보이는데 새벽 6시 반에 아무도 없던 것”이라며 “야간 통행 금지도 새벽 1시부터 5시까지인데 사건 발생 시각이 전부 새벽 아닌가. 이런 점 본다면 주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미군도 헌병에게만 안 걸리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한겨레>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잇따른 주한미군 범죄에 대해 미국에 강한 유감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이백순 외교부 북미국장은 에드 동 주한 미대사관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을 외교부 청사로 초지해 미국이 자체적으로 범죄 근절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동 참사관은 미군 범죄가 늘어나는 원인을 점검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