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를 한국사 국정교과서 대표집필진으로 초빙하는데 직접 관여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5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최 교수가 국사편찬위원회 기자회견에 배석하기로 한 4일 오전 최 교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교수는 <노컷>에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다. 오늘 기자들이 불만이 많다고…”라며 “청와대에 현정택이라는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 수석이) ‘기자들이 불만이 많아 몰려갈지 모른다’고 나한테 경고했다”고 밝히고는 “청와대에서 관여해…”라며 말끝을 흐렸다. 당시 최 교수는 제자들의 만류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고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교수는 현 수석과의 통화에서 제자들과 술을 많이 마셔 참석이 어렵다고 말했지만, 현 수석은 “술을 마셨어도 나와 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최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청와대가 국정교과서 집필 독립성 보장을 위한 ‘불간섭 원칙’을 깨고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사진제공=뉴시스>

최 교수는 또 대표집필진 초빙 경위에 대해 “말이 대표지, 진짜는 근현대사를 다루는 사람들이 대표 집필진”이라며 “나를 끌어들여야 김(정배) 위원장이 산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어제 (집필진으로 참여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가서, 오늘(4일) 아침 김 위원장을 만나면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 사표를 내겠다’고 말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김 위원장이 ‘선생님, 아주 잘하셨다’면서 ‘위쪽 평가가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 얘기를 듣는데 황당했다”며 “그냥 (난)‘방패막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국사편찬위원회를 도와주려 한다”며 “내가 어제와 오늘 모두 훌륭하게 다 막아줬으니 그 사람들이 고마워 해야지…”라고 말했다.

한편, 현정택 수석은 이와 관련 <노컷뉴스>에 “(최 교수와) 아는 사이지만, 통화한 사실이 없다”며 “최 교수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