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공주가 여왕으로 등극해 제 역할하는구나 생각”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북한 사람들이 김일성을 생각하는 모습과 남한 사람들이 박정희를 보는 심리는 놀랍게도 똑같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12일 팟캐스트 ‘이슈털어주는 남자-300회’에 출연해 “김일성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보기 위해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봤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새터민들은 故 김일성 북한 주석에 대해 2가지 뚜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첫째는 차마 언급하지 못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존경심은 언급하는데 언급하지 못하는 것은 약간의 두려운 대상이라는 것”이라며 “김정일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도 김일성에 대해서는 얘기를 잘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구국의 화신’으로 존재한다며 황 교수는 “김일성은 영원한 아이콘, 불사의 영웅, 역사적 현실로서 인정해야 되는 인물, 북한 그 자체라는 심리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이런 마음은 새터민들이 남한으로 넘어오기 전 무의식 속에 있는 마음으로 지금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황 교수는 “북한 주민의 이런 마음은 남한에서 박정희를 바라보는 심리와 거의 똑같다”며 “두려운 존재, 정치적 존재, 영원한 아이콘, 조국 근대화의 기수, 불사의 영웅, 그분은 갔으나 그분의 영혼을 모시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숭배의 대상이 아들 김정일이 되면 심리가 조금 다르다”며 “일부 사람들은 김정일이 나빠서라기보다 주위에서 모시는 분들이 제대로 못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김일성에 대한 생각이 김정일에도 남아 있는 것”이라며 “차마 김일성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김정일로 이어지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이런 지도자들의 현장 시찰은 여론과 민심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전국 방방 곳곳에 자신을 추앙하는 모습을 확인하러 가는 것”이라며 “연평도 포대에 쪽배 타고 가서 서 있는 김정은을 보라. 주위 병사들이 막 환호하고 있다. 두만강 건너 독립운동하는 김일성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이 모습은 우리가 선거할 때 특정한 분(박근혜 대통령)이 딱 나설 때 구름같이 사람들이 몰려와 악수하고 난리치는 모습과 특별하게 다르지 않다”며 “50년 전, 100년 전 왕이나 지도자를 갖다 대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금 청와대에서 직무를 보는 박 대통령을 보고 “국민들은 9시 뉴스를 보며 ‘원래 저 분의 역할은 대통령이었는데 그동안 바리공주처럼 지내시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공주님으로 지내시던 분이 여왕으로 등극해 대통령 역할을 하는 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래서 언론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둥의 제목으로 기사를 내는 것”이라며 황 교수는 “그걸 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은 왕조 체제에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심리를 분석했다.
“자연스럽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때 약간 깨어 있는 것”이라며 황 교수는 “지금 대한민국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편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