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후 사건에 ‘동의없는 성관계는 성폭행’ 캠페인 화제

네티즌들 성문화‧언론보도‧대중태도 등 다양한 토론 벌여

가수 고영욱씨에 이어 배우 박시후씨의 성폭행 혐의 사건이 연일 화제가 되며, 연예계는 잇따른 성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시후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께 서울 강남의 한 포장마차에서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시후씨 측과 A씨 측이 서로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자 ‘박시후 닷컴’이라는 사이트까지 등장,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전해지며 네티즌들의 관심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치열한 공방전에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녀가 술을 마신다는 것이 성관계를 원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라는 외국의 캠페인 관련된 게시글이 올라왔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씨 ©SBS 캡처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씨 ©SBS 캡처

작성자는 “이 캠페인은 18세에서 25세 사이의 남성 중 48%가 여성이 너무 취해서 성관계를 맺었다는 것도 모를 때 ‘그것은 강간이 아니다’고 생각한다는 영국의 연구 결과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한다”며 지면 캠페인을 소개했다.

그녀가 술을 마신다는 것이 성관계를 원한다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 애드먼턴 지역에서 시작되었다는 이 캠페인은 “동의없는 성관계는 성폭행이다”고 설명하며 “Just because she's drinking, Doesn't mean she wants sex(그녀가 술을 마신다는 것이 성관계를 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Just because she isn't saying no.. Doesn't mean she's saying yes(그녀가 ‘싫어’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 ‘좋아’라는 의미는 아니다)”, “Just because she's drunk, doesn't mean she wants to f**k(그녀가 취했다는 것이 그녀가 당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캠페인에 네티즌들은 “여자언어니 어쩌니 이런 것 만드는 행위도 참 어리석은 행위죠. 그런 것 때문에 헷갈려서 실수하는 남자들도 참 많음”(패***), “당한다는 것은 거부의 의사를 분명하게 보여줬음에도 강제로 하는 것이고, 좋다고 하지 않는 것이 거부라면 너무 여성위주의 판단 아닌가요?? (단 상대방의 의식이 없을 경우는 강간이라 생각함)”(1*),

“문제는 여성들의 의사태도를 확실히 하면 되는 겁니다. 튕긴다고 하죠? 그렇게 하지 마세요. 그럼 됩니다”(잉***), “좋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부나 무응답이지 승낙이 아니잖아요”(달****), “술 핑계, 종족번식 핑계, 성욕 핑계 대지 마세요. 그런 핑계로 상대가 ‘동의’의 의사표현을 안 했을 때 해버리지 말라는 광고 아닙니까”(밤**) 등의 댓글을 달며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씨 ©SBS 캡처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씨 ©SBS 캡처
캐나다에서 시작된 캠페인 ©온라인 커뮤니티
캐나다에서 시작된 캠페인 ©온라인 커뮤니티

이에 대해 진종훈 문화평론가는 ‘go발뉴스’에 “여성의 입장에서만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자기의 몸은 자기가 방어해야 하지 않겠나. 박시후씨의 A씨도 남자한테 그런 여지를 남겼다고 보여진다”며 “공인으로써 박시후씨도 잘못을 했지만, 남녀 간의 기호의 차이가 있으니 ‘동의’라는 게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둘이 확실한 이야기로 관계를 맺었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go발뉴스’에 “둘 사이에 벌어진 일을 대질심문 시켜가며 조사하기 전에, 어느 쪽의 말에 대해 원론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없다. 명시적인 동의를 여성이 해야 하는 것이고, 명시적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는 성폭행이다”며 “흥미 있고 자극적인 소재이기에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로 토론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사건의 본질은 ‘A씨 행실이 아닌 그 당시의 강제성 여부’ 지적도

박시후씨와 A씨의 뜨거운 공방전에 ‘중요한 것은 A씨의 행실이 아니라 그 당시의 강제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젊은 층이 자주 찾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건 후에 전 소속사 대표가 박시후씨를 골탕 먹이려 했든 A씨가 술집 출신이든 간에 박시후씨가 의식 없는 여자를 범했냐 아니면 합의하에 했냐”라며 “소위 말하는 전 소속사 음모론과 A씨와 전 소속사 이야기는 전부 사건 후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에는 “박시후 쪽은 행실로 밀어 붙이는 거 같은데 어쨌든 중요한 것은 행실이 아니라 그 때 상황이죠”(참**), “남자든 여자든 필름 끊기는 건 행실의 문제. 필름 끊긴 사람 강제로 범하면 강간범”(마*), “행실문제는 맞는데 필름 끊긴 사람보고 ‘기회를 제공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범하면 범죄자인 것도 맞음”(맴****) 등의 다양한 댓글이 올라왔다.

이와 관련, 진종훈 평론가는 “토론 문화는 긍정적이다.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성 문화로 나타나는 게 문제가 돼 그렇지 박시후 사건을 출발점으로 이런 토론을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며 “사람과 친해지는 방법에 대해 성적인 문화보다도 긍정적인 문화로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 평론가는 “성문화를 통해서 남녀를 만나고 깊은 관계없이 성적으로만 오픈이 돼서 문제다. 이런 점에서 특히 공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 같다”며 “프랑스의 성문화는 스포츠 같다. 남녀가 만났을 때 농구 한 게임을 하듯 가볍게 여기는 성문화를 가지고 있다. 무차별하게 선진국의 그런 문화를 받아들이기보다 여러 가지 문화 속에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문화를 받아들이고 토론을 하면서 성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토론으로 현 젊은이들의 문화에 문제가 있다면 긍정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욕구를 자제하는 것도 공인이 해야 될 일인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다.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긍정적인 연예인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언론의 억측 보도와 대중의 섣부른 판단 자제해야

한편, 루머로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진흙탕 싸움을 넘어 치킨게임으로 변질된 ‘연예인 성파문’에 대중의 섣부른 판단과 언론의 억측 섞인 기사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미디어스>는 9일 칼럼을 통해 “언론은 최대한 수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억측이 될 수 있는 기사들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며 “대중 역시 자신이 법관이 아닌 만큼 사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 패자들만의 치킨게임은 이를 지켜보는 대중까지 가해자로 합류시키고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하재근 평론가도 “(대중이)냉정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나친 매도와 오해를 가져서는 안 된다. 사실 관계가 정확히 밝혀질 때까지 인내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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