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법 개정안 취지를 관철하기 위해 8일 ‘박근혜법’을 발의했다.

‘박근혜법’은 박 대통령이 지난 1998년 의원시절 공동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이다. 새정치연합은 이상민 법사위원장을 대표발의자로 하여 이종걸 원내대표 등 16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을 오전 10시 국회사무처에 접수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가 모법에 위배되는 시행령의 시정을 요구하면 각 장관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지난 6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산된 국회법 개정안 재의안보다 정부 강제성을 강화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윤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수현 원내대변인이 8일 오전 10시 '박근혜법' 발의안을 국회 의안접수처에 제출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로 통과시킨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행정입법에 대해 수정요구를 할 수 있도록 한 국회법 개정안이 행정입법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며 지난 달 25일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6일 본회의에 상정된 국회법 개정안 재의요구안에 대한 투표를 거부하면서 무산시켜버렸다.

‘박근혜법’ 저작권자 이상민 “朴, 국회의 행정부 통제 필요에 찬동한 것”

그러자 새정치연합이 박 대통령이 의원시절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내용으로 ‘박근혜법’이라고 이름 붙여 재발의 하겠다고 나선 것.

당초 ‘박근혜법’ 발의는 이상민 법사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

이 위원장은 법안제안 이유에 대해 “입법의 전문화·다양화 추세에 따라 국회가 법률로 행정부에 위임한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의 행정입법이 대폭 증대하고 있으며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며 “국회가 헌법상 법치주의 차원에서 이에 대한 통제를 강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의원시절 발의한 국회법개정안은 강제성이 없고 재량권이 보장돼 있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대통령도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법안에 찬동한 것이고, 이 법안이 논란이 됐을 때 청와대에서는 위헌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면서 ‘박근혜법’ 통과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당시 안상수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박근혜법’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바 있다.

또 청와대에서는 1998년 발의한 이 법은 “정부의 재량권을 인정한 법이기 때문에, 이를 인정하지 않아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세월호법, 시행령이 조작 못하도록 법에 특조위 업무 등 정확하게 규정”

이와 함께 새정치연합은 국회법 개정안 파동의 시초가 된 기초연금법과 세월호특별법 개정안도 빠른 시일 내에 모법 취지를 위반한 시행령, 시행규칙 23개 주요 법안과 함께 검토가 끝나는 대로 발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앞으로 행정부 위임 입법을 제한하기 위해 모법에 법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담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과 관련해 기존에 시행령에 위임했던 내용들을 법에 구체적으로 규정해, 정부가 시행령을 만들 때 법 취지를 몰각하는 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강기정 정책위의장실은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에서 정한 특별조사 위원회의 업무, 정원, 사무처 설치에 관한 사항을 아예 법에 정확하게 규정할 것”이라며 “법의 문구가 조금 더 상세해지고 늘어나겠지만, 추후 시행령에서 맘대로 조작하거나 바꾸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이 발의할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에는 특별조사위원회 조직 및 위원 정원구성을 정무직을 제외한 일괄직원 120명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방침이다.

세월호 특별법 원안에는 법에 규정된 사항 외 위원회 조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위원회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규칙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