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분쟁지역 피해 아동과 평화활동가 양성에 써달라며 그동안 모은 재산 5,000만원을 내놓았다.
24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낮 12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84차 수요시위에서 “김 할머니가 나비기금에 성폭력 피해 자녀들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나비기금은 지난 2012년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가 일본 정부로부터 법적 배상금을 받으면 그 돈을 전쟁피해 여성을 돕는 데 쓰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 지원 기금으로 출발했으나 김 할머니의 기부를 계기로 지원 대상범위가 넓어질 예정이다.
김 할머니는 “세계 각국에서 만난 전시 성폭력 피해자 자녀들이 교육도 못 받고 차별을 받고 있는 힘든 현실을 접한 후 도울 결심을 하게 됐다”며 “매달 받는 지원금을 한푼 한푼 아꼈다”고 밝혔다.
이어 “모으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는 마음이었다”며 “뜻을 함께 하는 다른 이들의 동참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의 기부금은 기초생활수급비, 노령연금, 위안부피해 지원금 등을 평생 모아 마련된 돈이다.
1926년생인 김 할머니는 14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광둥, 홍콩, 수마트라, 자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끌려 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한편, 현재까지 나비기금의 총 누적 금액은 2억여원이다. 나비기금은 베트남 한국군 성폭력 피해자 28명에게 매달 50달러씩 지원되고 있고, 콩고 우시리카 여성연맹과 성폭력 피해 활동가 마시카에게 각각 매달 500달러씩을 지원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