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갑작스레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이유에서다. 청와대는 조 수석의 사의를 즉각 수리했다.

18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늘 오전 박근혜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사퇴에 대한 변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수용하는 대가로 전혀 무관한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 심지어 증세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애초 개혁의 취지를 심각하게 몰각한 것으로서 국민들께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접근했어야 하는 문제”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이 애초 추구했던 대통령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논의마저 변질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개혁과정의 하나의 축으로 참여한 청와대 수석으로서 이를 미리 막지 못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의 배경을 밝혔다.

▲ <사진제공 = 뉴시스>

그는 또한 “저는 사임하지만 부디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보고 개혁을 완수하여 후일 역사가 평가하는 모범적인 선례를 남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무수석이 고심 끝에 중압감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미래세대와 나라를 위해 공무원연금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이게 답보상태에 있는 걸 보고 조 수석이 중압감이나 책임감 이런 것을 느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조 수석의 사의 표명이 전해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왜 조 수석이 책임을 지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원내대표는 “최근 있었던 고위 당정청에서도 조 수석 사의와 관련한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당에서는 그런 얘기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기초연금, 법인세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변질되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조 수석에 말에 대해서도 “그건 야당이 주장하는 건데 왜 조 수석이 책임을 지느냐”고 “사퇴 배경은 모르겠지만 조 수석이 책임 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