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동기의 신문비평] 사정정국의 최종 목표는 ‘영포회’?
1. 오늘 아침신문 1면은?
키워드는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입니다. 9개 조간신문 1면 사진에 모두 두 사람이 악수하는 모습이 실렸습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17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졌는데요 조간들의 온도차가 확연히 느껴집니다.
조선일보는 1면 제목을 <2년만에 만난 박·문, 경제현안 터놓다>로 뽑았습니다. 2면 기사 제목은 <예정 1시간 넘긴 ‘100분 토론’ … 할말 다 한 문, 경청한 박>이었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박근혜·문재인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 공감했다>가 1면 제목입니다. 동아일보는 <경제살리기는 공감, 해법은 불통>을 1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1-1.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고 보도한 신문도 많던데?
대표적인 게 한국일보입니다. 한국일보 1면 제목이 <박·문 냉랭>입니다. 경향신문은 “박 대통령 인사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 대표가 정부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장내에는 긴장이 감돌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경향은 “문 대표가 경제정책 전환을 주장하면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를 요구했으나, 박 대통령은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한겨레도 <박대통령-문재인 대표, 공무원 연금 등 세부안 이견 맞서>를 1면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한겨레는 5면 기사에서 “문 대표가 ‘정부 경제정책이 실패했다’고 지적하자 박 대통령이 반박하는 등 긴장감이 ‘팽팽’하게 형성됐다”고 보도했습니다.
2. MB정권 인맥이 포스코 외주업체 10곳을 소유했다고?
조선일보 1면 보도입니다. 조선일보가 포스코 인사·노무 그룹이 작성한 ‘2012년도 외주업체 현황’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이상득 전 의원의 특보 출신으로 현재 공기업 감사로 있는 김모 씨와 MB연대 대표 출신이자 새누리당 이병석(포항 북구) 국회의원 후원회장으로 알려진 한모씨 등 포항 지역에서 MB 정권 실세 인맥으로 불리던 정치권 인사들이 약 10개의 외주업체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전체 업체의 약 20%에 포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포스코그룹 출신 인사 100여명이 포항제철소 외주업체 58곳 가운데 50곳에 사장 등 임원으로 들어가 외주업체들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검찰은 포스코가 하도급업체, 외주업체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관련해서 경향신문(2면)은 “경북 영일과 포항 출신 공직자들의 모임인 영포회가 이명박 정부 시절 포스코를 이용한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사의 최종 목표가 영포회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3. 자원외교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네.
동아일보 1면 보도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 논란이 제기되고 있죠. 관련해서 검찰이 경남기업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프로젝트 지분투자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의혹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010년 경남기업의 암바토비 사업 지분을 비싼 값에 매입해 116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이렇게 비싸게 매입한 지분을 삼성물산과 현대컨소시엄에 저가로 매각해 회사에 총 932억 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겁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이 의혹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원외교 관련 첫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경남기업의 대주주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낸 성완종 회장인데요 MB정권 출범 전 인수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서 경향신문은 1면에 ‘기자방’이라는 조어를 제목에서 선보였습니다. ‘기업비리·자원외교·방산비리’를 줄인 말입니다. 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 승부수로 3가지로 선택했고 현재 사정정국을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경향은 “전 정권 견제와 재계 다잡기 등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의 다목적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4. 사드와 관련해서도 많은 신문들이 기사를 쏟아냈다.
대다수 신문이 한미와 중국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는 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정말 많은 기사를 쏟아냈는데요, 그 중에서 유신모 경향신문 외교전문기자 칼럼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현재 미국은 주한미군을 북한 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를 ‘고려 중’이죠. 중국은 반대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유신모 기자는 기자칼럼에서 “(사드는) 너무 변수가 많아 현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의 논쟁은 ‘미국은 사드 배치를 결정했고, 중국은 반대하고 있으며, 한국은 중간에 끼인 상태’라는 것을 전제로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드 문제는 외교전문가와 전략가들이 섬세하고 치밀하게 전략을 세워 ‘살얼음판’을 걷듯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는데요. 유 기자는 “상황이 분명해질 때까지 자신의 패를 미리 공개하지 않는 것은 상식”인데 “지금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사드 공론화’ 주장은 자충수”라고 비판했습니다.
5. 사회면으로 가보자. 아직도 청와대 직원 사칭해 돈을 뜯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
10년이 넘도록 청와대 직원을 사칭, 행정소송에서 이기도록 해주겠다며 7억원을 뜯어낸 7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이 17일 상습사기 혐의로 민모(71)씨를 구속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민씨는 김모(61)씨가 18억 원을 투자한 마사회 장외발매기 인·허가 사업이 취소되자 인맥을 동원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게 해주겠다고 속였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10년 동안 450여 차례에 걸쳐 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민씨는 전직 우체국장인데요 “경기도의원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남 등 지인들을 동원해 사업을 도와주겠다”고 속였다고 합니다.
6. 10년 알고 지낸 단골을 상대로 강도짓을 벌인 사람도 있지.
한국일보 8면 보도입니다. 10년간 알고 지낸 지인을 33시간 동안 감금하고 금품을 뜯어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7일 지인의 집을 찾아가 약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하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강도상해)로 마사지숍 운영자 최모(3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씨는 지난 설 명절 전 “선물을 보내겠다”며 부부의 집 주소를 알아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33시간에 걸친 감금 및 강도행각은 최씨가 거실에서 남편과 몸값 협상을 벌이느라 한눈을 판 사이 방안에 묶여 있던 부인이 바깥으로 탈출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부인이 탈출하자 남편도 몸을 굴려 현관문을 밀고 밖으로 도망쳐 아파트 경비원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합니다.
7. 인천대교를 막은 촬영팀이 논란이지?
동아일보 12면 보도입니다. 인천대교에서 진행된 자동차 보조용품 ‘불스원’의 TV 광고 촬영으로 출근길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불스원의 광고 제작을 의뢰받은 촬영팀은 평일인 13일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30분경까지 인천대교 양방향 차로에서 TV 광고를 촬영했습니다. 당시 촬영팀 차량 3대는 편도 3차로를 모두 차지한 채 시속 약 60km로 나란히 달렸습니다.
인천대교는 고속도로 구간으로 승용차 최고 제한속도는 시속 100km(최저 제한속도는 시속 50km)입니다. 계속된 ‘도로 막기’에 화가 난 다른 운전자들이 이들 차량 틈을 비집고 추월을 시도하기도 했다네요. 하지만 촬영팀 차량이 위협적으로 좌우로 막아서면서 사고로 이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이 수차례 반복됐습니다. 문제는 1개 차로 허가받고도 3개 차로 모두를 점거했다는 점입니다. 경찰은 17일 촬영팀의 법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8. 첫 아이 출산이 한국이 가장 늦다고?
조선일보 14면 보도입니다. 17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족(family)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여성이 첫아기를 낳는 평균 연령은 한국이 30.3세로 이탈리아와 공동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일본이 30.1세로 3위를 기록했고, 영국(30세), 독일(30세), 스페인(29.7세), 스위스(29.6세), 룩셈부르크(29.3세) 등 순이었습니다.
1995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한국은 16년간 3.8세(26.5세→30.3세)나 높아졌습니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2.6세, 스위스·이탈리아 2.3세, 룩셈부르크 2.1세, 영국 1.8세, 덴마크 1.7세, 미국 1.1세, 독일 1세에 그쳤습니다.
9. 대졸 취업자 수가 고졸에 역전됐다는 소식도 있지.
경향신문 17면 보도입니다. 17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고졸 취업이 청년 고용 견인한다’ 보고서를 보면 청년(15~29세) 고졸자의 실업률은 2005년 9.1%에서 지난해 8.9%로 감소했지만, 청년 대졸자의 실업률은 6.2%에서 9.6%로 상승했습니다.
청년 고졸자의 고용의 질도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졸자의 상용직 비중은 2010년 46.7%에서 지난해 50.5%로 늘었고, 임시·일용직의 비중은 44.8%에서 41.5%로 줄었습니다. 대졸자의 3분의 1은 고졸보다 평균임금이 낮은 역전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다만 300인 이상 대기업에 종사하는 청년 고졸자 비중은 7.2%로 대졸자(16.7%)보다는 여전히 크게 낮았습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