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최저임금 인상 ‘집단반기’ … 박근혜 정부 대응은?

[민동기의 신문비평] 열정페이 거부하는 미용노조 뜬다

1. 아침신문 1면은?

키워드는 ‘중국’과 ‘사드‘입니다. 그러데 이 문제를 바라보는 조간들 시선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중 “한 사드 배치 우려” 공개적 압박>(조선 1면) <중 “사드 우려” 압박 수위 높여>(동아 1면) <중 차관보 “사드, 중국 우려 중시해달라” 공개 압박>(한겨레 1면) <눈 더 흘긴 중국 … “사드 배치 우려” 대놓고 압박>(한국 1면) 등 많은 조간들이 제목에 압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조선일보 2015년 3월17일자 1면
조선일보 2015년 3월17일자 1면

하지만 경향신문과 중앙일보는 뉘앙스가 조금 다릅니다. 경향신문 1면 제목은 <방한 류젠차오 “사드 배치, 중국의 우려 중요시 해달라”>(1면)였고 중앙일보는 <“사드, 중국의 우려 중시해달라”>를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압박’ 대신에 중국 측 입장을 반영한 ‘우려’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1-1. 신문들 평가는 어떤가.

서울신문과 조선일보는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의 ‘압박’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했습니다.

반면 중앙일보는 ‘정부책임론’을 지적했습니다. 중앙은 <안보이슈 사드, 2년간 방치하다 외교문제로 키웠다>(2면)에서 “중국이 이처럼 뚜렷하게 사드 배치에 ‘우려’의 목소리를 낼 것을 정부가 예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은 “군사 문제를 외교 문제로 바꿔버린 건 정부가 자초한 일이라는 지적이 많다”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미국 눈치보다 선점 효과를 놓쳤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 2015년 3월17일자 3면
한겨레 2015년 3월17일자 3면

한겨레(3면)는 좀 더 분명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한겨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경우 국익 차원에서 경제적 득실 등을 따져볼 때 가입 문제를 더 미룰 수 없다”는 전문가들 주장을 3면에 실었습니다. 한겨레는 “정부가 한-미 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드 문제에 대해 당장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이유가 없다”면서 “정부가 사드 반대의 뜻을 좀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일보(3면)는 한미ㆍ한중관계 전문가들의 해법을 소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드와 AIIB의 분리 접근’ 원칙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사드의 경우엔 ‘실효성을 따지면서 미국과 중국이 알아서 입장을 조율하도록 우리는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AIIB 문제는 경제적 측면에서 실리를 따져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다수였다”고 전했습니다.

2. 포스코건설 수사와 관련한 소식이 오늘도 많다.

두 가지 소식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조선일보가 포스코건설 감사팀의 ‘동남아사업단 베트남 지역 점검 결과’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작년 8월 베트남 지역 사업장에 대한 자체 감사에서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사실을 적발했습니다. 사용처 확인을 위해 관련자들을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경영진에 보고했는데요, 경영진은 고소고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르면 주내에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세계일보(1면) 보도입니다. 정 전 부회장은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에서 100억대 비자금이 조성된 시기에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재직했습니다. 정동화 전 부회장은 MB정부 실세와 친분이 있는 인물로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3. 자원외교 문제점과 관련한 기사도 보인다.

한국일보 1면 보도입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이 확보한 최대 동광’으로 알려진 볼리비아 코로코로 구리광산에서 우리측 컨소시엄이 사실상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볼리비아 국영광업기업 코미볼이 광물공사 및 LS니꼬동제련, LG상사 등 4개 민간기업으로 구성한 한국 컨소시엄과 맺은 코로코로 구리광산 사업 계약의 일방적 해지를 지난 2일 광물공사에 통보했습니다.

광물공사는 기존 투자금과 계약 불이행 패널티 등으로 1,000만달러(110억여원)가 넘는 손실을 입게 됐습니다. 볼리비아측에서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한 까닭은 한국 컨소시엄의 계약 불이행 때문이라고 합니다. MB 정권의 자원외교 실패 책임 논란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4. 동부회장 횡령 소식은 뭔가.

국민일보 1면 보도입니다. 동부그룹 김준기(71) 회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자녀들에게 전달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한동훈)는 김 회장이 그룹 내 투자회사를 비롯한 계열사들로부터 부외자금(장부 없이 이뤄지는 거래를 통해 조성된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입니다.

검찰은 이 중 상당액이 김 회장의 장남(40)과 장녀(42)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 회장의 동서인 동부CNI 윤대근(68) 회장이 10억원 안팎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에 대해서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 경찰이 ‘불심검문 강화’ 법개정에 나섰다고.

한겨레 1면 보도입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불심검문 기준을 완화하는 쪽으로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문제는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수상한 행동’ 등을 보이는 사람은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게 돼 있다는 점입니다. 강 청장의 발언은 이런 조건마저 완화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건데요, 한마디로 “출입과 검색 등을 지금보다 쉽게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경찰의 불심검문이 권한이 강화될 경우 집회 시위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논란이 제기될 전망입니다. 국가인권위는 2010년 경찰의 불심검문 권한을 강화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에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6. 삼성물산은 결국 사찰에 대해서 사과했네.

경향신문 14면 보도입니다. 삼성물산이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3일 소음 피해 민원인을 사찰한 데 대해 공식 사과하고, 사찰 책임자로 지목된 박모 전무(주택본부장)를 보직 해임 조치했습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16일 건설부문 블로그에 올린 사과문에서 “저희 임직원들이 주주총회 준비 과정에서 민원인의 동향을 감시하는 매우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사장은 이번 사찰을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박모 전무는 보직 해임 조치를 받았지만 단체 사찰 카톡방에 참여한 직원들에게는 인사조치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7. ‘책따’는 뭔가.

동아일보 1면 보도입니다. 책을 읽는 친구를 무시하거나 비아냥거리는 분위기가 학교에서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월 3∼6일 서울 시내 중학생 97명을 대상으로 독서할 때 친구들의 반응과 행태를 설문조사 했습니다. 조사결과 ‘굳이 왜 책을 보느냐며 놀렸다’(11명), ‘굳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6명), ‘잘난 척한다며 무시한다’(5명), ‘책을 읽지 못하게 장난을 걸었다’(4명), ‘그냥 좋게 보지 않는다’(3명) 등 부정적인 대답이 30%(29명)나 됐습니다.

독서가 청소년 문화에서 워낙 드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국내 청소년 독서진흥책이 지나치게 교육적 효과를 강조해 아이들에게 부담만 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8. 재계가 정부 최저임금 인상에 ‘집단 반기’를 들 태세네?

한겨레 1면 보도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5단체들은 1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경제단체협의회를 열고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 우려한다는 뜻을 확인하며 공동입장 발표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만 상의는 우려를 같이 하면서도 노동계 자극 우려 등을 들어 집단행동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들이 집단으로 정부 정책에 맞서기는 2013년 9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한 이래 1년6개월 만에 처음입니다. 내수부양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정부 여당과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이어서, 박근혜 정부의 향후 대응이 주목됩니다.

9. ‘미용노조’가 뜬다고.

경향신문 2015년 3월17일자 14면
경향신문 2015년 3월17일자 14면

경향신문 14면 보도입니다.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미용업 종사자들을 위한 페이지 ‘미용노조’가 떴습니다. 이름은 노조인데 사무실도, 노조원도 없습니다. 미용노조는 페이스북에 “기술을 가르친다며 열정페이를 요구하고 청년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착취를 끊어야 한다”며 “종일 서서 중화독(머리 손질 과정에서 다루는 화학물질)으로 고생한 대가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미용노조 출범과 관련, 경향신문은 특정 세대와 직종을 겨냥한 ‘틈새노조’가 잇달아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알바연대, 청년유니온이 전체 노동 내 청년세대에 주목했다면, 패션노조와 미용노조는 청년세대의 특정 직종을 파고 든다는 것이죠.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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