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세월호 문제 어떻게 됐나.. 다시금 성찰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마크 리퍼트 美대사를 병문안 한 파격 의전의 적절성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을 대했던 모습과 대비 돼 이들을 대하는 박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12일자 <‘리퍼트’에서 ‘세월호’를 읽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박 대통령의 미 대사 병문안이 “세월호 유족 접견 광경과 겹쳐서 다가온다”면서 “두 만남의 주제는 ‘위로 격려 사과’로 똑같았지만 그 빛깔과 질감, 온도는 차이가 있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칼럼은 “(박 대통령이)리퍼트 대사와의 만남에서는 어떤 머뭇거림이나 껄끄러움,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벽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자식’이라는 공통분모가 없던 유족들과의 만남과는 달리 ‘면도칼 피습’이라는 동변상련의 공통분모까지 있어 대화는 더욱 윤기가 흘렀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리퍼트 대사 병문안을 ‘파격’이라고 전하면서 “유족들과의 만남에서는 파격은 고사하고 정치적 유불리의 주판알 튕기기에 바빴던 모습이 떠오르면서 대통령의 병문안은 더욱 씁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에게 충심으로 당부한다. 리퍼트 대사를 찾아간 마음의 10분의 1이라도 할애해 세월호 유족들에게 다시 따뜻한 손길을 내밀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리퍼트 대사가 면도칼로 턱밑을 베였다면 그들은 가슴이 통째로 오려진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또 ‘세월호 문제 어떻게 됐느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거론하며 “진정으로 이 나라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를 다시금 성찰하라”고 충고했다.
<한겨레>는 또 <“세월호 문제 어떻게 됐냐”는 교황의 물음>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교황의 이 같은 물음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참사 1주기를 앞둔 지금, 우리는 우리 사회의 야만과 무관심을 부끄럽게 고백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사설은 지난 5일 힘겹게 출범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관련 “정부의 승인과 시행령 공표가 늦어지면서 조직과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실무진도 구성하지 못했다”고 전하며“본격 업무까지 두어 달 더 걸리면 활동기간은 턱없이 줄어든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측근인 여당 의원이 특위를 세금도둑이라고 욕하는 터여서 괜한 시비도 계속될 듯하다”며 “세월호 문제의 해결을 막는 것은 그런 훼방과 가학, 그리고 이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