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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월급날이 되자 기대에 부푼 김씨. 그러나 통장을 확인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생각했던 급여보다 훨씬 낮은 금액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달 전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3개월 수습 기간 동안 최저 임금(5580원, 2015년 기준)의 90%만 제공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러나 김씨의 월급은 최저임금의 90%도 안되는 금액 120만원이었다.

김씨는 “적금 넣을 돈과 교통비, 식비를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회사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정직원 만큼 열심히 일했다는 그는  “수습직원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시행된 ‘최저 임금 개정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1년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수습 직원에 대해서는 최대 3개월간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최대임금의 90%)를 지급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고용주들이 근로자가 오래 근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악용해 이보다 낮은 임금을 지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김씨의 경우도 그러하다.

▲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패션계에 만연한 임금체불 사례의 해결을 위해 기획된 캠페인이다. © 청년유니온

김 의원은 “모든 근로자는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며 “수습직원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보다 낮은 입금을 지급하는 것은 최저임금법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며 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독일·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비율은 1~3%다.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저임금과 현실의 괴리를 줄이고 있는 셈이다.

스위스는 지난해 5월 최저임금을 세계 최고 수준(25달러·약 2만7532원)으로 높이자는 법안을 국민투표로 부결시켰다. 미국은 월마트의 최저임금 인상 이후, 소매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5580원(2015년 기준). 지난해(5210원)보다 7.1% 인상됐지만 OECD 가입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을 올리는 세계적 추세와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최근 인기 여가수가 등장한 최저임금 광고에 고용인 업계가 집단으로 반발한 사례를 보면 그간 최저임금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고용인이 관련 조항을 악용할 여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은 김민기, 민홍철, 박남춘, 박영선, 배재정, 부좌현, 우원식, 이해찬, 전순옥, 최동일 의원을포함, 총 11명의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