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분노로 뛰어들었던 바리케이드, 이제 떠난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잘 못살아왔다, 기쁠 때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0일 공개된 교보문고 북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바꾸고 싶었지만 바꾸지 못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유 전 장관은 “조금 늦었다 싶지만 이제부터라도,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로 마음먹었다”며 “그것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지식과 정보를 나누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십여 년 전에는 분노를 참지 못해 정치의 바리케이드 안으로 뛰어들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을 버릴 수 없어서 그 바리케이드를 떠난다”며 “지식소매상으로서, 일상의 모든 순간마다 나름의 의미와 기쁨을 느끼며 살고 후회없이 죽는 것이 저의 희망”이라고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의 정치적 삶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어떤 사람에게는 정치가 굉장히 많은 즐거움과 보람을 주기”도 하지만 “제 경우에는 굉장히 인생을 소모하고 있다는 느낌, 제 자신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무척 강하게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정치인으로서 참을 일’들에 대해 유 전 장관은 “누군가 사실에 의거해서 또는 사실이 아닌 걸로 날 비난할 때 그럴 때 맞서 싸우기가 참 힘들다”며 “유권자하고 싸우는 게 되고 또는 언론하고 싸우는 게 되기 때문에 싸우면 싸울수록 더 많은 공격이 날아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니까 목숨 걸린 것 아니면 그냥 욕 얻어먹고 지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로 유 전 장관은 “뒹굴면서 책 읽는 것”과 “책을 읽고 생각하다가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글을 쓰는 것”,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을 꼽았다.
취미로는 유 전 장관은 “축구. 어릴 때부터 축구광이었다”며 “그리고 낚시 또 가끔은 당구, 그리고 우리집 꼬마랑 바둑”을 꼽았다. 유 전 장관은 “예전에는 고스톱이나 포커도 좀 쳤는데 공적 영역으로 들어온 후로는 그런 거 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2월 25일 출간 예정인 ‘어떻게 살 것인가’(아포리아)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이 책이 자기 삶에 대해서 생각을 깊게 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지 객관적 진리나 일반적인 모범답안을 이야기한 것이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이 제시할 수 있는 많은 답 중에 한 가지를 제가 낸 것이기 때문에 이걸 읽어보시고 ‘아 이렇게 인생에 대해서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그럼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나? 계속 이렇게 살아도 좋은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런 고민들을 해나갈 때 좋은 참고 자료로 써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