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외면으로 전국 19개관으로 시작한 영화 <다이빙벨>이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상영관이 없는 지역으로부터 대관상영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영화관의 불허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대관상영이란 상영관이 없는 지역에서 극장 한 관을 통째로 대여해 상영하는 방식으로, 주로 독립영화 상영에서 흔히 사용된다.

<다이빙벨> 배급사는 현재까지 익산, 울산, 동백, 오리, 죽전, 목포, 천안, 남양주, 강동, 원주, 창원 등 30개 지역 멀티플렉스의 대관상영 불허 입장을 통보 받았다. 이유는 “개봉 프로그램이 너무 많다”, “개봉 영화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대관상영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해당 극장의 개봉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관상영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던 <또 하나의 약속>, <블랙딜>, <두개의 문>, <탐욕의 제국> 등의 사례가 있어 <다이빙벨>의 상영 불가 이유가 객관적인 것인지 정부의 ‘눈치보기’인지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 <다이빙벨> 이상호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 후 극장을 가득 메워준 관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시네마달

상영관조차 잡지 못해 수십차례의 상영 계획이 무산되는 등 고초를 겪는 와중에도 <다이빙벨>은 지난 9일 개봉 18일 만에 3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배우 문성근씨는 트위터에 “‘자유시장경제’라면서 돈이 벌리는 게 확실한데 왜 CGV, 롯데는 <다이빙벨>에 극장을 열지 않나요?”라며 “CGV와 롯데는 <다이빙벨>에 극장을 열라”라고 촉구했다.

문 씨는 또 영화진흥위의 직영 독립영화관인 ‘인디플러스’에서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며 “영진위는 한국영화 ‘진흥’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멀티플렉스와 달리 작은 영화관들은 끊임없이 <다이빙벨>을 향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 아님에도 개봉을 확정했던 전주 시네마타운, 청주 sfx시네마, 구례 자연드림 시네마에 이어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금성시네마와 경기도 동두천의 문화극장3도 영화의 개봉을 확정했다.

그런가하면 해외에서도 <다이빙벨> 상영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토론토, LA, 런던, 워싱턴 디씨,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에서는 <다이빙벨> 상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