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출국’ 논란을 촉발시킨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국정감사를 불발시킨 가운데 오는 27일에도 오전 일정을 마친 뒤 오후에나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혀 여야 의원들을 더욱 격앙케 했다.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감에서 김성주 총재의 불출석을 “사상 초유의 일”로 규정하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날 오전 복지위는 김춘진 위원장 명의로 중국 베이징에 가 있는 김 총재에게 출석하라는 의견서를 보냈다. 그러나 오후 3시까지 김 총재는 출석하지 않았고, 대신 김종섭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참석했다.
복지위는 김종섭 부총재와 고경석 사무총장의 증인선서도 받지 않고 국감을 실시할 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벌이다 김 총재 없이는 진행 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김 부총재는 “27일 오전에는 ‘적십자의 날’ 행사가 있어 오후 3시부터 국감이 가능하다”고 말해 여야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 총재가 중국 출장이 있다고 해서 출국 전이나 귀국 후 국감을 받으라고 했는데도 답이 없었다”며 “적십자사가 할 일 다 할테니 국회가 거기에 일정을 맞추라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이목희 의원은 “피감기관의 장이 감사 일자를 자기가 정해서 국감을 받는가”라며 “김 총재는 민주적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변명을 여기서 들을 필요는 없다”며 “국감을 다른 날짜에 잡아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부총재와 의원들간의 논쟁이 계속되자 김춘진 위원장은 “부총재는 방청권을 얻어 들어온 게 아닌 만큼 퇴장해달라”고 명하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