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국민 무시한 처사..국감 출석해야” 여·야 한 목소리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1일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거부하고 중국으로 출국해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들까지 김 총재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 “김 총재가 이미 오전 8시 비행기로 출국했다고 한다”며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외면한 기관증인이 있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중국에 가서 동행명령장을 직접 총재에 내밀어야 하나 생각도 해보고 국회의 권위로 안 되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연락해 국감을 받으라고 말하게 해야 하나 할 정도로 고민”이라고 비난했다.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오후 출국예정이었는데 오전에 출국한 것은 알지 못했다”며 “김 총재가 귀국 후 별도로 국감을 할 것인지 등을 여야 간사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도 “김 총재가 국감을 앞두고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 한 것은 상당히 유감”이라며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국감이 부담스럽다는 건 이해하지만 반드시 총재를 모시고 국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제식 의원도 “지금 복지위원장과 여야 간사 모두 김 총재 본인의 소명이나 해명을 들은 것 같지 않다. 이는 보건복지위 전체 의원을 무시한 처사”라며 “본인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있는데 (김 총재가) 이 자리서 당당히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김춘진 의원은 연락을 취해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에 “전화를 받지 않아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며 “동행명령장 발부는 김 총재가 23일에 불출석한 이후에야 가능하다. 여야 간사의 협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총재가 당초 출국 예정 시간을 훨씬 앞당겨 007작전을 방불케 하며 오늘 오전 황급히 출국한 것은 명백한 국감 뺑소니 사건”이라며 “국회 역사상 일반 증인이 아닌 기관 증인이 이처럼 뺑소니치듯 출국한 것은 적십자사 역사는 물론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 총재는 자신을 위해서나 적십자사를 위해서나 만사를 제치고 국정감사장에 나와 당당히 자신의 입장을 밝혔어야 옳다”며 “이제 모든 책임은 김 총재가 직접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