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인력 배제.. 정권 비판기능 약화,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 “정권의 방송장악은 낙하산 사장을 통해 진행됐다”며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의 대주주다.
우 의원은 “낙하산 사장은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부터 정리를 하고 유능한 PD와 기자들을 쫒아냈다. 결국 인재들이 종편과 PP(방송채널사업자, Program Provider)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뉴스의 연성화로 정권에 대한 비판 기능이 약화되면서 방송의 품질이 저하됐고 신뢰도 평가가 하락했다”며 “MBC는 이렇게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교양 제작국마저 해체하겠다고 한다.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가 올 상반기 적자가 났음에도 임원 임금을 인상한 사실도 드러났다. 우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MBC의 올해 상반기 적자는 286억원. 수백 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MBC는 지난 7월 3일 임원 임금을 8.5% 인상했다.
이와 관련해 우 의원은 “MBC가 기존 유능한 기자 자리를 시용기자와 경력직 국장을 채용하면서 약 31억 원의 돈을 들였다. 기존 인력을 썼다면 안 써도 되는 돈이었다”고 비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에 따르면 MBC는 파업 대체 인력으로 시용기자·피디 20여명, 경력직 기자 30여명을 새로 채용했다. 파업 이후 보도 부문에 새로 입사한 기자가 30%가 넘는다. 반면 2012년 파업 이후 지금까지 해고 8명, 정직 52명, 대기·교육발령 및 부당전보 96명 등 징계자가 160여명에 이른다.
우 의원은 “기존 인력을 배제하려고 31억을 쓴다는 건 일반 회사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라 지적하며 “지상파3사가 월드컵 중계료로 900억 원을 지불하는 게 맞나. 코리아풀이 깨져 반값에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비난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김문환 이사장은 “2014년 전반기 400억 넘게 적자가 났다”며 “(월드컵 중계료 문제는)전적으로 동의한다. 엉터리”라며 우 의원의 지적을 인정했다. 그러나 “SBS가 먼저 풀을 깼고 (MBC는)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우 의원은 “수백 억 원의 적자가 발생해 비상경영을 해야 할 시기에 책임을 져야할 경영진들이 급여를 ‘셀프 업그레이드’ 했다”며 “경영부진의 책임을 물어 방송문화진흥회는 MBC 임원진들의 임금을 오히려 삭감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