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그러나 가만 들여다보면 현재 <진짜사나이>의 중심은 혜리를 제외하고는 열등생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씩씩하게 여군 훈련을 소화해내고 있는 국가대표 박승희나 40대 라미란 그리고 김소연과 동갑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홍은희에 대한 조명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예능 편집의 기본이겠지만 아쉬움이 없지 않다.

그렇다는 것은 여군특집을 대하는 시청자의 기대심리가 적잖이 실패를 요구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다른 이유에서 여자 연예인들의 여군생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잘해내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고 혹은 기대했었던 것은 아닐까 싶은 것이다.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초반의 샘 해밍턴의 역할이나 최근의 헨리까지 <진짜사나이> 구성에는 항상 군대취약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동시에 출연자의 한심한(?) 모습을 보며 은근히 자부심을 갖게 하는 마케팅이 숨어있는 것이다. 그 기본은 여군 특집에서 평소보다 더 활성화됐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지만 남자였다면 백만 안티를 몰고 왔을 맹승지의 군대부적응이 여성들로부터 너른 공감을 형성한 것은 미리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렇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걸스데이 혜리였다. 아마도 이번 여군특집에 참가한 연예인들은 각자 나름의 전략을 갖고 촬영에 임했을 것이다. 이번에 크게 화제가 된 혜리의 먹방 역시 그 전략에 들어있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혀 준비하지 않았고 또한 예상치 못했던 것은 혜리의 애교였다. 21살 소녀의 본모습 그대로인 감정의 노출은 너무도 치명적이었다. 단단히 교육받았을 것이 분명한 조교마저 무장해제시켰던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었다.

▲ 이미지출처='티비 읽기'블로그

그런가 하면 그렇게 훌쩍이며 어린아이처럼 울던 혜리는 소대장이 버스에서 내리자 곧바로 빵봉지를 찢어서 눈물의 먹방을 시작했다. 그리고 간만에 자막도 한몫 크게 거들었다. 혜리가 눈물 글썽글썽한 얼굴로 딸기우유를 들이키는 장면에 “마음은 슬픈데...딸기우유는 왜 이리도 단 건지...”하며 이 웃픈 상황을 말끔하게 정리해주었다. 아이돌 중에서도 걸그룹에 대한 많은 편견들이 혜리의 이 천진난만한 모습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혜리의 활약은 <진짜사나이> 시청률 견인에 원동력이 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최근 섹시 콘셉트로 정상에 오른 걸스데이의 이미지 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최근 걸그룹에 대해 매우 나빠진 이미지도 혜리 덕분에 많이 순화될 것이다. 과다한 노출경쟁에 이어 이병헌 공갈미수사건까지 바닥을 친 걸그룹 이미지는 <진짜사나이>의 혜리를 보며 다 잊게 되는 분위기다. 이쯤 되면 혜리는 명랑소녀가 아니라 마법소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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