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외수 논란’ “편집방향 미정”
소설가 이외수 씨가 MBC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초청으로 천안함 제2함대 사령부에서 강연한 사실을 두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과 이외수 씨가 트위터 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하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천안함 조롱’ 이외수, 천안함 제2함대 사령부 강연?”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남겼다. 이씨가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MBC <진짜 사나이> 촬영팀 초청으로 천안함 제2함대 사령부에서 강연한 사실을 밝힌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하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폭침을 ‘소설’로 규정하고 ‘내가 졌다’며 조롱하던 이외수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그것이 방송된다”며 “이번 초청 강연을 주선한 측과 그것을 승인한 제2함대 사령부 측에 모두 깊은 반성을 촉구와 함께 MBC 측에 공개사과와 해당부분에 대한 방송 중지”를 요청했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 논평에서도 “황당하고 당혹스러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외수의 눈에는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천안함에서 희생된 장병들에 대해 아무런 미안함도 없나?”라고 반문했다.
이외수 씨는 2010년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다는 정부의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한국에는 소설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소설을 써서 밥 먹고 살았지만 작금의 사태에 대해서는 딱 한마디밖에 할 수가 없다. 졌다”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하 의원은 또한 “초청강연 자리에서 참석했을 해군 장병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 방송을 지켜봐야 하는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들은 또 얼마나 참담함을 느낄 것인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죄송스럽다”며 “이번 강연을 주선한 측과 승인한 제2함대 사령부 측에 모두 깊은 반성을 촉구한다. 특히 천안함 유가족들에게는 직접 찾아가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군대 안 가려고 국적 포기한 고위층 자녀들보다 황당하겠나. 저는 그래도 병역은 필했다”라며 “국민들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도 인정 못하시는 국회의원이 아직도 국회에 머물러 계시는 것을 훨씬 더 황당하게 생각하실지 모른다”라고 맞받았다.
이씨는 이어 “제가 순국장병을 욕보였다면 의원님은 대한민국을 욕보였다. 대한민국이 북한이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MBC는 이외수 씨의 출연이 논란이 되자 <진짜 사나이>의 촬영 부분에 대해 과거 천안함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편집할 수도 있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MBC <진짜 사나이> 측은 하 의원의 발표 이후 “이외수 씨의 강연이 논란이 돼 안타깝다”면서도 “현재 방송 방향과 편집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편집 또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뉴스타파> 최승호 피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국가관을 가진 국회의원”이라 강하게 비판하며 “(하 의원이) 주사파 출신이라는데 그 쪽이건 이쪽으로 돌아와서건 한 가지 주의를 신봉하고 그에 반대하면 이단시하는 행태는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최 피디는 이어 “사회는 이견을 서로 허용할 때 풍성해지는 것”이라 덧붙였다.
특히 그는 “27년 피디생활 동안 숱한 사건들을 파헤쳐온 입장에서 말하는데 천안함 사건은 언젠가 줄기세포 사건이나 4대강사건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며 “그 많은 의혹 제기에 대해 답변은 하지 않고 그 문제를 다룬 영화 상영을 막으려고만 하지 않았던가. 결국 언젠가는 진실 앞에 무릎 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큰 문제죠. 댓글이나 달고 자빠져 있는 군대에 정상적인 사람이 강연을 가다니”(@phi****), “병역필한테 미필자들이 안보를 더 따지고 있는 코미디 같은 세상!”(@apa****), “이 정권은 자기들이랑 조금이라도 생각이 틀리면 종북!!(@wy****), “의원이 큰일 해냈네~ 덕분에 잊혀져가던 천안함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는 기회가 됐으면”(@koo****)이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