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저들과 싸운다면 내 아들 하늘서 뭐라 할 지 걱정돼 참아”
추석 연휴가 시작된 6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55일째 농성 중인 서울 광화문 농성장 일대에는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일부 보수단체들의 맞불 시위가 연이어 벌어졌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맞불시위를 벌인 보수단체는 자유대학생연합, 사도들의 한국교회. 그리고 익명을 요구한 보수기독교단체 등이다.
광화문 농성장 맞은 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집회를 벌인 ‘자유대학생연합(이하 자대련)’은 오후 3시 ‘세월호특별법 제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별법은 대한민국의 법치체계에 비수를 꽂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대학생연합대표의 김상훈 대표는 “객관적인 제3자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어 진상조사가 가능케 함과 동시에 법률의 취지에 어긋나는 무분별한 수사권과 기소권 남용을 통한 복수를 방지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이라면 세월호 특별법 반대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자대련 회원들은 광화문 일대 시민들에게 세월호 특별법 반대 서명을 촉구, 특별법 반대를 위한 성금 모금활동을 벌여 비난을 자초했다.
일베 회원들은 치킨, 맥주, 라면, 피자 등을 들고 농성장을 찾았다.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 농성장에서 이들은 농성장 앞 광장에 앉아 태연하게 음식을 먹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오후 6시 현장을 찾은 또 다른 일베 회원들은 길 건너편 동아일보 사옥 앞으로 자리를 이동해 오후 10시까지 먹거리 집회를 이어갔다. 먹거리 집회는 어버이연합이 24시간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가족은 “오늘 청운동 주민센터에 중학생 친구들이 보내준 손편지와 뱃지가, 구로에 사는 대학생들이 찹쌀전을 부쳐왔다는 소식을 들어 추석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있다. 참 고마운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런 모습(보수단체 맞불시위)을 마주하기에 마음이 불편해 농성장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족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동요하고 소란스럽게 만든 게 오히려 저 사람들을 도와주는 거라 하셨다. 예전 같았으면 성격대로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지금 저 사람들하고 싸운다면 하늘에 있는 우리 아들이 뭐라 생각할지 걱정돼 참는 것”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는 추석 연휴기간에도 광화문 농성장에서 '세월호 가족과 국민이 함께 보내는 한가위' 문화제를 여는 등 투쟁을 이어간다. 유가족들은 추석 당일인 8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합동 기림상을 올린 후, 오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한가위를 보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