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의실천연대 “또 한번의 인사 참극”.. 野 “방송장악 위한 마침표”
민족문제연구소 등 역사단체들이 방통위가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KBS 새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것과 관련해 “극우세력의 언론 장악은 망국의 전조”라며 강력 비판했다.
1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교수를 KBS 새 이사장 후보로 추천하고 사실상 이사장으로 내정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제목의 논평을 내고 “극단적인 역사인식의 소유자가 정치권력의 뜻을 헤아려가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반발했다.
민문연은 이 교수에 대해 “2006년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를 출간한 교과서포럼과, 이를 주축으로 2011년 설립된 한국현대사학회의 고문을 지낸 뉴라이트 계열의 원로 중 한 사람”이라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범 김구에 대해 “대한민국 체제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족문제연구소는 “극단적인 역사인식의 소유자가 정치권력의 뜻을 헤아려가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이를 막지 못한다면 KBS는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양심적 시민사회 세력이 총단결하여 한마음으로 또 온몸으로 극우세력의 진출을 저지하는 길만이 남아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역사정의실천연대도 성명서를 통해 “뉴라이트 이인호의 KBS 이사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며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생명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친일·독재 미화에 앞장서고 현 정권의 이데올로기 역할을 하고 있는 이인호씨의 추천은 또 한번의 인사참극”이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연대는 “이미 학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채 어설픈 진영 논리에 사로잡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반면에 독립 운동과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는 데 급급한 사람을 국민이 낸 시청료로 운용되는 공영 방송의 책임자로 내세우려 한다는 데 대해 분노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권의 역사 인식이 거의 막장 수준임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또한 이들은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KBS와 MBC에 대한 불만이 폭발 일보직전”이라며 “극단적으로 편향적인 국가관과 역사관을 가진 인물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인물들을 중용하는 정권의 막장 인사에 대한 국민의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 교수의 후보 추천 소식에 야당도 강한 반발을 보였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이 이 교수의 조부는 조선유도연합회 상임참사로 선출되어 친일찬양에 앞장섰으며,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서 태평양전쟁 참전을 독려한 바 있다”며 “이는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려는 KBS 구성원의 의지와 이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뜻과 정면으로 반하는 방송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뉴라이트 계열”이라며 “여기에 공영방송 KBS 이사장도 뉴라이트 계열이 된다면 박근혜 정부의 방송장악을 위한 마침표를 찍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